위로를 얻는 공간, 둥지.
(바뀐 나이) 4살인 우리 둘째는 한참 “안 돼”를 배우고 있다. 훈육과 공감 사이.
아이: 지금 이거 할래요.
나: 안돼. 지금은 나갈 시간이야.
아이: (장난감 내동댕이)
나: 그만해. 그만하라고 했지. 그만해........
^^^^^^^^ 이런 거다.....ㅋㅋㅋ
혼내는 나와 혼나는 아이의 눈이 마주치면,
혼나고 있는 순간에도 울먹울먹 울면서
”안아주세요 안아 안아 뿌엥 “ 한다 ㅎㅎ
어른이면 보통
혼을 내는 주체에게
위로도 동시에 함께 받으려 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이상한 순간이다.
혼내면서 안아주는 건 상황에 맞지 않다.
안아달라는 아이에게 팔을 벌리면
바로 포옥 안긴다.
엄마가 혼내면서도
나를 여전히 사랑하는지 확인하려고 하는 것처럼
어느 때보다도 꽉 안긴다.
마치 엄마둥지에 쉬러 온 것 같다.
꼭 안아주고 토닥이면서
“**야, 마음대로 안된다고 해서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야.”
하면 울음소리가 잦아들면서 가만히 듣고 있는다.
그리고 진정되면 다시 놀거리를 찾아 일어난다.
불안과 불편함을 제공하는 당사자인 엄마.
그리고 동시에 위로와 안정감을 제공하는 엄마.
그렇게 투닥투닥 다투면서도,
힘들 때면 엄마 품을 찾게 되는 것이 어릴 때부터 그런 거구나...
혼내는 엄마가 미울 텐데
울면서 꼭 안겨
“엄마둥지”에서 위로를 얻고
진정되어 일어나는 아이를 보면
‘더 안정감 있게 양육하는 엄마가 되어야지’ 생각이 든다.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지.
첫째를 보니
자랄수록 불편한 감정도 잘 소화해 내는 것 같다.
나중엔 뭐 ㅋㅋ
엄마 말고도 위로가 되는 게 많아지겠지 ㅎㅎ
딸아,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배울 거 지금 크면서 집에서부터 잘 배워야
네가 사회 안에서도 편안할 거야 ㅎㅎ
- 사진은 2022년 8월 곽지해수욕장.
언제나처럼 조용히 담는 아이의 뒷모습.
한치잡이배의 반짝이는 불빛으로 아름다운
여름밤바다의 낭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