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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밍줌마 Jul 03. 2023

인도는 아무나 가는곳이 아니었다.(2편)

인도여! 인도여!

1편은 보고 오셨죠?^^






군제대를 한 동생은 쏜살같이 내가 살던 방콕으로 날아왔고, 나의 휴가가 시작되는 날까지

인도 대사관에서 비자도 받는 등, 방콕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니며, 제대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솔직히, 나는 '인도'에 대한 어떤 기대감이나 설렘도 없었고, 더러운 후진국을 도대체 어떻게 여행할까?

라며 온종일 걱정만 했다.


"야! 놀러 다니지만 말고, 책 보면서 '인도' 공부 좀 해놔! 나는 인도비행 안 해봐서 아는 게 없어!..

  넌 한달동안이나 여행할건데,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고생해!

난 일주일 휴가라, 델리만 보고 먼저 돌아와야 한다구!"

라며 동생만 재촉하고 있었다.



그렇다.

미리 고백하자면, 난 델리지역,,가는 이틀을  제외하고 딱 5일 여정을 계획했었다.


제아무리 유명 가이드들에게 추천받았을지언정, 상상만으로도 '인도'를 갈 자신은 없었던 까닭이다.

동생이야 곧 제대한 군인에다, 본인이 간절히 원해서 가는 '인도'이니 그가 감당해야할 몫이고,

충분히 가능하리라 믿었다.


 열정 끓어오르는 일반적인 20대라면, 온갖 고생도 불사하는 정신으로 아끼며 배낭여행하는 게 맞지만, '승무원'생활을 하며 돈을 벌었고, 이미 좋은 호텔의 '편한 맛'을 알아버린 나는,,

'게스트 하우스'나 고단한 장시간의 '열차여행'등을 견뎌낼 자신이 진짜 진짜 없었다.

 




결국, 며칠 후, 우리 남매는 '델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현지시간으로 거의 자정 무렵에 델리공항에 도착하였다.


익히 소문은 들었지만, 공항 '세관'에서는 불필요할 정도로 우리의 짐을 헤집어가며, 수색하고 검색하더니,

노골적으로 '10달러'를 외쳤다. 돈을 주면 그냥 보내준다는 의미.. 그것도 하나의 절차라고 하니, 10달러 쥐어주고 나왔다.


당시에는 여행 전에 미리 호텔을 예약해서 가는 게 아니라, 현지공항 도착 후  '호텔 INFORMATION' DESK를 컨택 후, 원하는 호텔을 선택하고 부킹 한 후, 직접 찾아가는 형식이었다.


'게스트 하우스'등도 책을 보고, 대충 위치를 파악 후, 직접 대중교통등을 이용해서 찾아 간 후, 현장 부킹을 했다.  방이 없으면, 딴 곳을 알아보고,,,


요즘과 비교하면, 참 말도 안 되는 시스템 이었다.


일단, 공항 입국장 호텔 안내 카운터를 찾았고, 대충 4성급 정도의 호텔을 선택했다.

4성급이라 해도, 당시 '인도' 물가인지라, 내게는 매우 저렴하게 느껴졌고, 직원이 보여주는 호텔사진을 보니, 꽤  적당해 보였다.


그리고 우리는 호텔까지 가는 '택시'를 타기 위해 공항밖으로 나왔다.


와....

'방콕' 못지않게 깊은 습도와 무더운 기운이 한밤임에도 무섭게 우리를 덮쳤고, 벌써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늦은 밤임에도 큰 눈을 부리부리 굴리며 호객행위를 하는, 인도남자들이 여기저기 가득가득 있었다.


그나마, 평소 비행기에서 인도 승객들을 많이 영접했던지라, 그들의 행동이나, 말투등이 익숙했고 옆에 듬직한 남동생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정말 여자 혼자 가기에는 무서운 곳이라는 생각이 엄습했다.


게다가, 여기저기 소똥냄새가 나서 둘러보니, 공항 주변에 드러누워있는 소가 한두 마리가 아니었다.

누워있거나 어슬렁거리는 살찐 개들도 꽤나 많이 보였다.


인구의 70% 이상이 힌두교라 소를 신성시하다 보니, 소들을 제어하지 않고 방목해 놓고 있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문화충격이 시작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택시를 타고, 호텔에 도착하였고,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던 호텔에 대에충 만족하며,, 걱정과 근심, 아주 쪼금의 기대감을 가지며 지친 몸을 침대에 뉘었다.

  



다시 델리의 아침해는 떠올랐다.


호텔에서 간단히 '아침식사'

(AMERICAN BREAKFAST)를 먹을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커피가 없었다.


'인도'의 영국식 밀크티 '짜이'를 여기저기서 즐기는 모습이 보였고, 인도인들은 하염없이 너무나 행복한 모습으로 몇 잔이나 들이켜고 있었다. 너무 맛나 보여 한잔 마셨지만, 꽤 달아서 내가 가져간

'커피믹스'로 대신하며, 하루의 여정을 조심스레 계획해 보았다.


마침, 호텔이 델리시내 중심지 쪽에 있던지라 우리는 슬슬 산책 겸 걸어 나가 '인도'에 슬슬 적응해 보기로 하였다.


해가 뜨고 밝은 아침에 바라본, 인도는.. 마치 내가 타임머신 타고 4-50년 정도 과거의 시간대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동생도 "누나!, 도저히 눈앞 풍경을 믿을 수 없어, 왠지 과거 영화의 한장면 속으로 '순간이동' 한 느낌이야!"


우리는 서로의 '볼'을 꼬집어가며 이 상황이 과연 '사실'인가 몇 번이나 확인해 보았다.




그  리 고... 우리는... 곧...


귓등을 제대로 갈기갈기 찢어주는 온갖 자동차/오토바이/릭샤의 소음에 심장을 부여잡아야 했고,

또한, 그들이 뿜어내는 시커먼 매연으로 눈조차 뜰 수가 없었다.


혼이 서서히 빠져나가는 매우 불쾌한 느낌이었다.


세상에나,,, 

교통 신호등은 아예 찾아볼수도 없었고, 더욱 놀라운 것은 버스나 자동차가 백미러조차 없이 굴러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버스에 위험하게 대롱대롱 너무나 평온한 모습으로 매달려 타고 있었고, 달리는 버스 지붕 위에도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그와중에

 가끔씩 도로를 활보하는 '소'가 있고

그 '소'가 지나갈때까지 차가  멈추어기다려주고 있었다.


그렇게....

온갖 종류의 차들로 정신없이 얽힌 교차로에서, 커다란 사고 없이 나름의 규칙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게 신기하고도 놀라울 뿐이었다.





융단 폭격기처럼, 연이어 쏟아지는 충격들 속에서 배는 고팠고, 깨끗하고 괜찮은 식당을 찾아 맛있는 점심 먹어보자며, 열심히 '세계를 가다' 책장을 넘겨보았지만, 찾아가기에 거리감도 있었고, 일단, 덥고 습한 날씨에 만사가 귀찮을 뿐이었다.


정처 없이 걷다가 괜찮아 보이는 식당을 찾아 들어갔지만, 식탁을 가득 채운

시커먼 파리떼를 보고는 기겁을 하고 나왔다. 몇 군데 더 방문해 보았지만, 모두 다 파리 벌레들의 도가니탕이었다.


식사를 포기했고, 차라리 '과일'이나 먹기로 계획을 변경하고, 길거리에서 과일 팔던 아저씨를 찾다가 깜짝 놀랐다. 마치 아라비안 나이트 동화에서나 봤음직한, 시커먼 코브라가 터번 쓴 인도 할아버지의 '피리'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어떤 안전장치도 없이 시커만 코브라 서너마리가 뒤엉켜 춤을추며 행인들의 돈을 구걸하고 있었다.


원숭이 두어마리 옆에 데리고, 과일파는 아저씨 리어커에서,

여러 가지 과일 중, 태국에서 자주 먹어 익숙한 '파파야'와 '바나나'를 선택했다.


물론, 파파야도 미지근해서 제맛을 느낄 수 없었고, 뭔가 우울함의 수치가 자꾸 상승하고 있었다.


"돈들이고 이게 뭔 짓이야? 인도의 소위 수도라는 델리가 이 정도 수준이면, 과연 남은 기간 여행을 제대로 할 수 있나?"라며 걱정만 가득했다.


꼼꼼히 책자를 공부해도 되련만, "나는 며칠후면 곧 돌아간다"라는 생각으로 의욕도 없었고, 인도라는 나라를 너무 고민 없이 공부도 안 하고 온 대가를 톡톡이 치르는 느낌이었다.


인도의 첫모습에 큰충격을 받은탓인지 공부도 하기 싫었다.


그저 좀 편하고 안락하게 인도를 구경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만 거듭했고....

  

결국 기막힌 '묘수'를 찾게 되었다.



3편에서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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