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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당무 Mar 24. 2023

다이어트 1년, 스무 살로 돌아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충격적인 모습의 사진을 바라보며 도저히 다이어트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작년 3월. 다이어트는 내게 가장 쉬운 미션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늘 먹는데 집중했고 살찌는 것에 걱정은 하지 않았다. 삶이 즐겁고 행복할수록 살도 함께 신이 나서 불어났다. 


그렇게 신경 안 쓰고 지내던 어느 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살아오는 동안 나는 다양한 방법의 다이어트로 살을 빼왔고 모두 다 성공했다. 20대에는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라 생각해서 체중이 많이 나간 적은 없었는데 20대 후반부터 내 몸도 당연하다는 듯이 지방들과 친해지는 몸으로 변하고 있었다. 


처음 살 빼기에 도전했던 것은 운동이었다. 하루에 3~4시간씩 운동을 했으니 살이 안 빠지려야 안 빠질 수가 없었다. 유산소 운동부터 웨이트 트레이닝, 다양한 에어로빅 수업까지 밤 12시까지 매일 그렇게 운동에 빠져 살았었다. 그때 처음으로 47kg이라는 숫자를 맛보았다.


그 이 후로 덴마크 다이어트, 레몬디톡스, 저탄고지 등으로도 체중감량에 성공을 하게 됐다. 그렇게 요요가 오는 것을 방지할 생각은 하지 않고 살이 찌면 빼는 걸로 마음먹고살기로 했고 먹는 것은 삶의 즐거움이라 생각했다. 특히나 저녁 술자리를 좋아해 매일 밤 퇴근 후 한 잔의 유혹은 늘 나를 설레게 하는 마법의 시간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다이어트 보조제 식품을 알게 됐는데 아주 나와 찰떡궁합이었다. 먹는 것만큼이나 안 먹는 걸 잘하는 나에게 정말 잘 맞는 제품이었다. 5일을 단식하고 2일을 소식하며 한 달 완성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단식을 조금 더 오래 하는 7일 단식 2일 소식으로 진행했다. 그렇게 일주일 만에 4kg이 빠졌고 한 달 만에 8kg, 한 달 보름 만에 10kg이 빠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됐다.


가격은 비쌌지만 효과가 좋았기 때문에 만족도는 최고였다. 이 제품을 알고 난 이후로 나는 10년 넘게 이 보조제를 이용하여 수시로 뺐다 찌웠다를 반복했다. 요요가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먹는 습관을 바꿀 수는 없었다.


어쩌면 맛있게 먹기 위해 살 빼는 것에도 더 열심히 했었는지도 모른다. 살을 빼고 나면 먹고 싶은 마음은 더욱 충만해져 더 많이 먹게 됐다. 먹는 것에 환장한 사람처럼 말이다.


작년에 시작된 다이어트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 보조제를 이용하여 10kg 감량을 목표로 도전했고 3월에 시작해서 3개월 만에 10kg을 감량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생각이 달랐다. 요요현상을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적게 먹는 식습관이었다. 하지만 음식이 있는 자리에서 적게 먹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때 마침 회사 동료에게서 샘플로 받은 포만감주는 다이어트 보조제였다. 우선 그것으로 식욕 억제 연습을 했고 한 달 만에 길들여진 적게 먹는 습관은 약 없이도 이어질 수 있었다. 


적게 먹으면서 생각해 낸 것은 바로 건강하고 올바른 식품으로 몸을 채우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샐러드 식단으로 식사법을 바꾸기 시작했고 술도 점점 멀리하게 됐다. 점심시간에는 요가나 걷기 등 운동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소식하기 생활은 다이어트가 끝난 50kg에서 시작된 43.6kg까지 정점을 찍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너무 마른 것이 아니냐며 염려를 했지만 나는 오히려 체력이 더 좋아졌고 몸이 가벼워져 삶이 더욱 행복했다. 


한라산 백록담을 가뿐히 다녀오기도 했고 술을 안 마시니 늘 건강한 아침을 맞이했다. 먹는 것에서 그 좋아하던 고기도 빼버렸다. 고기를 먹지 않으니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도 맑아지는 듯했다. 제주에서 7년간 매일 바비큐파티였기 때문에 이젠 그만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은 다이어트였지만 다이어트가 가져다준 것은 소식하는 법과 건강하게 먹는 법 술을 멀리하는 법까지 알게 됐다. 그동안 해왔던 다이어트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사는 법을 알게 됐으니 앞으로 내 인생에 다이어트는 없다. 


적게 먹는 습관은 내 삶을 바꾸는 원동력으로 이어졌고 먹는 삶에서 배우는 삶으로 바뀌었다. TV를 끊었고 술을 끊었다. 그것만으로도 내 인생은 완전히 변했다. 퇴근 무렵 한잔의 유혹은 30년 만에 처음으로 사라졌다. TV 보는 시간을 책 보는 시간으로 바꾸니 새로운 인생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나는 지금 스무 살의 마음으로 살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놓쳤던 나의 인생을 이제부터 다시 살아보려고 한다. 


다이어트 1년, 내 체중은 현재 45.8kg이다. 어쩌면 61kg이 나에게 준 선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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