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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구조조정을 또 한다고?

해도 해도 너무한 소식이 풍문으로 들렸다.

8월에 이미 팀 개편이 있었는데도, 몇 달 만에 또 한다는 소문 - 그것도 훨씬 큰 규모로 말이다.


그 전 변화는 규모가 크지 않아서, 스스로 질려서 나간 사람들 몇을 제외하곤 큰 변화는 없었고,

나에겐 승진이라는 기회가 되어서 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근데 반년도 안돼서 더 큰 규모로 갈아엎는다니, 직원들이 진득하게 일하기를 원하는 회사가 맞나 싶었고 짜증이 났다.


그 이유는 이랬다.

애초에 한국, 일본의 동아시아팀 그리고 싱가포르를 본사로 하는 동남아시아팀이 따로 존재했으나 그걸 하나로 통합하겠단다.


싱가포르 베이스로 두 지역을 하나로 묶으니, 대충 계산해도 두 자리가 하나가 되는 셈.

사람들 사이에서 이번엔 진짜 잘릴 수도 있겠다는 말이 슬슬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궁금했다.

물론 모든 건 비즈니스니까, 고용주가 판단해서 내린 결정에 따라야만 한다는 걸.

그게 불편하고 싫으면 회사 생활을 안하면 된다.


하지만, 극단적인 변화가 잦다면 그게 도대체 직원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건지?

우리는 모두 생업으로 일을 한다, 즉 경제적인 밥줄이라는 거다.

그걸 가지고 이렇게 장난치면 되면 됨?


회사는 이런 사람들을 달래기(?)라도 하는 듯, 매해 따로 하던 연말 파티를 이번에는 일본에서 다 모여서 한다고 했다.

앞으로 연봉 많이 아낄 거니까 그걸로 마지막 플렉스라도 한다는 듯이.


image.png?type=w966 민심 달래기용 보여주기 파티


2023년은 내 개인적으로 꽤 괜찮은 해였다.

새 회사에 적응도 하고, 주변 인간관계도 재밌고 좋았으며, 제대로 된 첫 독립도 해서 자리도 잡은 그런 한해.

그런데 마지막 달에 이렇게 X 치는 소식이 있다니.


한동안 쉬고 있었던, 프로구직러 짓(?)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맘먹고 채용 공고를 뒤지기 시작했다.


패션계에 남을지,

이젠 더 언급하기도 지겨운 나의 오랜 꿈 영화사를 다시 두드려 볼지,

아니면, 아예 다른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볼지,


그렇게 2023년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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