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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재 Apr 09. 2024

혈육이 연애하는 거, 지켜볼 수 있으세요?

뉴스레터 도파밍 #4


안녕하세요, 뉴스레터 <도파밍>의 에디터 딩입니다. 


4월이 다가오니, 매섭던 바람 대신 따뜻한 바람이 불고, 들판에 하나 둘 싹이 피어나는 걸 볼 수 있죠. 그러다 보니 봄 감성에 젖어 절로 낭만적으로 변하게 되더라고요. 저 뿐만 아니라 삭막하던 제 OTT 알고리즘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답니다! 그 중 가장 흥미롭던 콘텐츠가 있어 소개하고 싶어요!





내 혈육의 로맨스, 연애남매

출처: 웨이브
평소엔 물고 뜯는 '남'보다 못한 '남매'지만, 결정적인 순간엔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 내 사랑을 이어줄 큐피드가 될까? 나의 로맨스를 깰 빌런이 될까?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내 혈육의 로맨스
wavve, 공식 홈페이지 소개


연애남매는 남매들이 모여 서로의 연인을 찾아가는 가족 참견 연애 리얼리티로, 매주 금요일 8시 JTBC와 wavve에서 방영하고 있어요. 연애 프로그램 사상 엄청난 인기를 구사한 <환승연애 1,2>를 연출한 이진주 PD사단이 모여 제작해 공개 전부터 연프* 중독자들(연애 프로그램)에게 큰 기대를 모았는데요. 하트시그널 4, 솔로지옥 3 등 연애 예능들이 범람해 비슷한 포맷으로 시도하는 연애남매에 대해 성공하지 못할 거란 시각도 존재했어요.


하지만 보란 듯이 공개 후 3월 TV-OTT 비드라마 화제성 1위를 달성하며 성공을 알렸답니다. 게다가 “연프에 관심 없던 부모님도 재밌게 본다”란 반응도 많을 정도인데요. 그렇다면… 똑같은 연프여도 왜 연애남매는 다양한 시청층에서 반응이 왔을까요? 같이 탐색해 보죠!


*스포일러 있습니다!





연프 탈을 쓴 가족 휴머니즘 프로그램


다양한 형태의 가족

왼: 재형-세승 남매, 우: 재형-세승 가족


연애남매는 가족을 다루고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출연진인 남매뿐만 아니라, 부모님이 인터뷰든 과거영상이든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가족이 나와야한단 포맷때문에 에디터 딩은 당연히 미디어에서 묘사되는 “아빠, 엄마, 아들, 딸” 정상 가족만 나올 줄 알았어요. 특히 처음 공개한 재형-세승 남매가 전형적으로 묘사되는 이상적인 4인가족 구성원에 화목한 가정이었기 때문이죠. 딱히 다양한 가족 형태가 나올 거란 기대도 안했고요.



왼: 용우-주연 남매, 오: 초아-철현 남매


하지만 뒤에 공개되는 남매들을 보며 이 프로그램에 흥미가 생겼어요. 재형-세승 남매와 달리, 용우-주연 남매는 한부모 가족에서 자랐다라는 걸, 초아-철현 남매는 부모님이 돌아가셔 현재 남매 둘만이 유일한 가족임을 보여줬어요. 대체로 이런 가정이면 정상가족의 방송에서 “불쌍하다”에 초점이 맞춰 묘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선 가족 간 유대감을 부각하는 역할로 사용하고 있어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조명한 점, 그리고 그들을 동정 어린 시선으로 보기보단 그럼에도 화목한 가족이었다를 보여줬다는 색다른 시점이 이 프로그램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였어요. (물론 초아-철현 가정사를 보며 자연스럽게 터지는 눈물은 어쩔 수 없었답니다)




개인 서사 조명

홈비디오 사진

진주PD의 전작, <환승연애>가 성공한 것엔 낯선 공간에서 새롭게 피어나는 사랑뿐만 아니라 X와의 추억을 조명하며 New와 X 중 누구를 선택할지 다루는 ‘서사’가 중심이었기 때문인데요. X의 이상형이 나타나면 하는 질투, X 앞과 New앞에서 다른 모습, 왜 새로운 사람에게 끌리는지 등 인터뷰를 보여주며 인물 행동 이유에 초점을 맞추는, 일종의 드라마 같은 부분이 있어 많은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낳아 인기를 끌었죠.


연애남매는 X가 없어 개인 서사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궁금했었는데요. 어렸을 적 가족간의 기록, 부모님 인터뷰, 남매의 방 같은 콘텐츠를 넣음으로써 개인의 성장사에 집중했어요.



미연님, 저도 동의합니다



부모님이 녹화한 홈비디오, 앨범사진을 통해 어렸을 때부터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가 직접 성장을 목격한 것처럼, 그들의 부모 혹은 친구가 된 것처럼 만들어줘 이입을 도와주고 있답니다.




그 중 개인 서사로 큰 반응을 가져왔던 인물은 바로 매형 헌터 “철현”이었는데요.


출처: X(구 트위터)

철현은 시트콤에서 보여지는 북적북적, 이상적인 가족 분위기를 부러워하는데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유일한 가족이 누나뿐이라 단란한 가족 분위기를 접한지 오래됐기 때문이죠. 그래서 입주 첫 날, 출연진끼리 다같이 밥먹는 자리에서 가족이란 게 느껴졌다라며 좋아하고, 부모님과 살갑게 지내는 세승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기도 하죠. 그런 철현은 누나가 듬직하고 좋은 사람과 결혼하고, 그 매형과 사이좋게 지내고 챙김 받는 걸 꿈꾸고 있어요.



철현과 잘 통하고 사교성 좋고 듬직한 이미지의 용우를 맘에 들어하는데요. 누나인 초아가 정섭을 선택했음에도 은근 용우를 어필하고, 이어주려는 모습(혈육픽)이 타 연프랑 차별점이 느껴져 재밌었답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용우-초아가 이어지길 바라는 것도 초아-철현 남매의 서사때문에 무조건적인 응원을 하는 거 같아요.



연애 프로그램 답게 이상형 언급도 되는데요. 일반 연프는 본인이 생각하는, 꿈꾸는 이상형만 언급되는 반면, 여기선 혈육이 그간 봐왔던 X 스타일까지 언급되며 이번에도 X 스타일이랑 걸 맞는 이성과 이어질지 추측하며 보는 재미도 있답니다.




출연자를 배려하는 섬세함

앞서 이야기했듯 연애남매 플롯이 가족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부모님과 연관된 활동들이 많은데요.(부모님이 준비한 반찬으로 저녁 먹기, 부모님과 전화 타임 등) 초아-철현 남매는 부모를 떠나보냈기 때문에 관련 활동을 못할 뿐더러, 난감하거나 당황할 수도 있던 것을 제작진 측에서 미리 알려줘 출연진들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해준 점이 인상 깊었어요. 


진주PD 인터뷰에 따르면 초아-철현 남매에게 방송에 어떤 멘트가 나갈 것인지 컨펌받고, 방송에 나갈 워딩도 하나하나 고민했다고 해요.



세승과 세승의 아빠 전화를 보는 초아-철현 남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든, 연애 프로그램이든 방송의 재미를 위해 출연진의 특정 행동을 부각해 시청자들의 적으로 만드는 ‘빌런화’ 가 많은데요. 타 프로그램이었으면 ‘부모님의 전화’가 왔을 때, 날카로워 보이는 표정을 싸늘한 효과음을 넣어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해당 이야기를 풀음으로써 시청자가 오해없이 그들의 표정,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빌런화에 질려있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을 섬세하게 부각하는 프로그램이라 좋았답니다.



진짜 남매가 나오는 패널

연애남매 출연진들은 대부분 우애가 남다른, 남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남매인데요. 연애남매 패널로 나온 조나단-파트리샤 남매도 사이좋은 남매지만, 자주 투닥거리는 현실적인 남매 리액션을 보여주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요. 이런 둘의 케미뿐만 아니라,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연애남매 출연진의 행동분석까지 들을 수 있어 색다른 재미가 있답니다.



마치며...


여러분, 연애남매의 매력 느낄 수 있었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남의 연애를 보는 거에 흥미가 없어 연프랑 담을 쌓았었는데요. 시트콤과 같은 단란한 가족 서사에 감화되어 한 번 시작하니 매주 금요일 8시만 기다리고 있답니다. 이제는 어그로와 도파민을 위한 진행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의 서사를 섬세하고 따뜻하게 조명하는 프로그램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앞으로 연애남매가 어떻게 진행될지, 그리고 어떤 남매가 중간에 들어와 판을 뒤집을지 기대하며 글 마칠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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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PD 스타일의 프로그램이 궁금하다: 환승연애 1, 환승연애 2, 윤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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