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 남원읍 수망리 ‘스튜디오 제라’
#서귀포 #수망리 #제라스튜디오 특검 때문에 부랴부랴 내려왔다.
큰 문제없이 특검을 끝냈음에도 남는 이 찝찝함은 무엇인가?
장애인 협회에서 혹여 문제를 삼을지도 모르겠단다. 법으로는 문제가 없건만, 제주는 그렇단다.
법보다는 자신의 신념에 교조적인 제주관청을 경험하니 특검 건축사의 염려도 이해가 간다.
제주의 행정은 똥을 싸고 밑을 못 닦은 듯 찝찝함을 남긴다.
심란한 마음에 아무 버스나 집어타고 제주를 배회하고 있다.
버스를 타고 제주를 유람하다가 종점인 시외버스터미널에 내렸다.
정처없이 걷다가 허름한 말고기집이 눈에 들어왔다.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말고기, 모험이다.
성공하면 우울한 기분을 털어낼 수 있을 것이고 실패면 찝찝함을 안고 돌아가는 것이고.
문을 열고 들어서니 손님이 아무도 없다. 불길하다.
오늘은 불운으로 긴 여운을 남기려나 싶다.
나이 많으신 주인장에게 말사시미와 말뼈곰탕 하나를 주문했다. 이왕 망하는거 폭망하지 뭐~ 라는 생각도 있었고 금액이 싼 이유도 있었다.
사시미 이만원, 곰탕 칠천원. 가격이 훌륭했다.
주인 할머니가 내온 사시미의 비쥬얼이 좀 낯설다. 기름반 고기반의 사시미. 할머니는 이 기름이 완벽한 불포화 지방이라며, 보통은 안주는데 쓸쓸해보여 써비스란다.
사시미가 고소하고 연하다.
한라산 소주와 찰떡이다.
이어 나온 곰탕은 냄새가 좀 꾸릿했다. 냄새가 좀 나네요~ 했더니 내장을 조금 넣어 줬단다.
말들은 그냥 풀이 아니라 약초를 먹어서 내장 냄새가 더 난다고 했다. 그래서 몸에는 좋은데 냄새가 좀 난단다.
사시미를 잘 먹는 모습에 내장을 조금 넣었다고 한다.
감사해서라도 잘 먹어야지 했는데, 먹다보니 맛있다.
깊은 맛이 있다.
하~ 오늘 출장은 이곳 만으로도 성공이다 싶으니, 특검 일은 싹 잊었다.
모험은 성공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