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 다 떠나고
손안에 흰머리 뽑히면,
돈도 없고 제멋 없이
어느 날 본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처럼
길바닥 잘 보이지 않는
작은 쓰레기를 주웠으면,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
그저 정성의 습관으로
곁이 맑고 밝아지도록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했으면,
매일 조심스러운 손을 펼치는 것
먼저 나서서 말은 못 해도
젊은 사람의 인사를 받고
선뜻 답례해 줄 수 있으면,
나이를 먹고 그렇듯
마음과 행동이 모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면
잘 보이지 않는 하수구 철망에 낀 쓰레기를 정성스레 줍는 어느 경비원의 손길처럼, 그 마음과 행동이 전부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나한테도 올까요. 나이를 먹으면, 눈에 보이는 것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것의 진정성을 새삼스레 알게 되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그 어떤 것보다도 경비원 아저씨에게 마음을 빼앗긴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