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외톨이 극복기(1)

히키코모리를 벗어나

by 보라

나는 수년간을 히키코모리로 지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무서웠다. 고등학교도 가까스로 졸업했다. 사실 고등학교도 자퇴하고 싶은걸 겨우 참았다.

왜 사람들이 무서웠냐면, 나를 잘 알게 될수록 나를 괴롭히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나는 나를 지킬 줄을 몰랐다. 남이 무례하게 대해도 거절할 용기조차 없었다. 하루도 안 빠지고 나에게 사소한 걸 빌려달라는 사람이 있었다. 물이나 학교숙제 휴지 학용품 같은걸 계속 빌려 달라했다. 지금이라면 당연히 거절했겠지만, 그때는 용기가 없어서 찍소리도 못하고 다 빌려 주었다. 정작 내가 남에게 뭔가를 빌려달라고 한 적은 거의 없었다. 하루는 휴지가 다 떨어져서 사람들에게 빌려달라고 딱 한번 용기를 내어봤으나 아무도 빌려주지 않았다. 맨날 당하기만 하니 사람에 대한 믿음이 없어져 버렸다.


고3 때는 걱정만 가득했다. 수능에 대한 걱정 보다도 내가 대학교에 가서 잘 적응이나 할 수 있을지 너무 걱정되었다. 대학.. 별로 가고 싶지도 않았다. 수능은 중위권 성적은 나와서 한 4년제 대학에 입학했으나, 얼마 못 가 자퇴하고 말았다. 그 후 본격적인 히키코모리 생활이 시작되었다.


내가 하는 거라곤 주로 일기장에다가 글을 쓰는 것이었다. 주로 신세한탄과 하소연을 썼다. 20대 초반이라는 빛나는 나이를 집구석에 처박혀서 딱히 하는 일도 없었다. 그걸 어떻게 가족들이 이해해 주겠어. 그 당시에 가족들과도 사이가 너무 안 좋았고, 가족들이 나에게 막말을 해서 힘들었다. 니 꼬락서니 보면 하루도 살기 싫다고 했다. 네가 죽는 건 도와주는 거라고 했다. 네가 물건 이면 이미 부숴서 갖다 버릴 거라고 했다. 병신, 미친년,, 등 심한 말을 너무 많이 들었다. 솔직히 그땐 상처가 컸다. 이미 우울해진 마음을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았다.


이제는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하는 인간에게 심한 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가족이 조금 이해가 되지만 그 당시는 너무 상처였고 힘들었다. 그 모든 분노와 하소연을 감당해 준 내 일기장들에게 고맙다. 진짜, 글 쓰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내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내가 달라지게 된 계기는?? 였다. (2)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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