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비 Jul 23. 2023

베트남과 나 (Vietnam & I) 1

베트남에서 사업 한 번 해보시려구요?

2006년 베트남 다낭이라는 곳을 처음 방문했다. 당시 베트남 프로젝트를 담당하시던 PM은 우리회사의 사장님. 지금 생각해보면 베트남이라는 나라의 중요성이 그만큼 컸다는 뜻이다. 우리회사가 무슨 프로젝트를 했냐고? 다낭 시청사 건립의 설계를 수주했다. 경기도 다낭 시의 그 다낭, 맞다! 그곳의 시청사를 설계한 회사는 한국의 회사이고, 그 수주 업무의 담당자가 바로 나였고, 그렇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미지의 나라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당시 내가 베트남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전쟁’뿐이었다. 고등학교 때 단체로 본 영화 ‘플랜툰’ 그리고 ‘지옥의 묵시록’. 플래툰을 보며 정말 감동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퐉 쉬어버린 찰리 쉰의 젊은 모습도 생각이 난다. 아무튼 당시 나에게 있어 베트남이란 ‘반전’ 등 지루하고도 길었던 전쟁과 관련된 그 모든 것이었다.


영화 '플랜툰'의 메인포스터 인상적인 장면인데 전쟁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척 감명깊었다는 기억이 또렷이 남아있다.


솔직히 말해 처음엔 똥 밟았다 생각했다. 도대체 그런 나라에서 뭘 한단 말인가? 70년대생인 나는 심지어는 투철한 반공교육까지 받고 자란 세대가 아닌가? 내게 베트남은 곧 공산당이요 공산당은 경계해야할 대상이었던 것이다.  1994년 미국과의 극적인 화해가 이루어졌던 베트남은 2000년대가 시작되며 경제발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대우그룹이 그러하였고, 포항제철, 일본의 많은 회사들이 한창 베트남 사업에 열을 올리던 시절이었는데, 그런 사실을 전혀 몰랐던 나는 생각해보면 참 무식한 1인이었던 것 같다. 


게다가 해외 사업에 대해 경험이 전무한 회사, 그리고 사장으로부터 직접 쏟아지는 오더. 당시엔 나의 베트남에서의 경험이 내 인생 전체에 영향을 줄 만큼 클 것이라는 생각을 조금도 하지 못했기에 회사를 옮겨야 하나라는 생각까지도 한 것 같다. 그것도 꽤 심각하게 말이다.


요즘 베트남이 핫(HOT) 하다. 경제면에서도 ‘베트남’, 심지어는 TV를 틀어도 베트남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나도 2006년의 작은 인연으로 베트남과 사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미디어에서 나오는 회수로만 본다면 베트남에 대한 정보가 한국에 넘쳐나고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는 여전히 베트남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나도 잘 모른다. 그래서 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사업에 임한다. 여전히 베트남에 대한 '카더라' 통신이 많다. 사실 베트남 국민들 조차도 베트남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 정확히는 정치말이다. 같은 질문을 해도 누구는 된다고 하고 누구는 안된다고 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개발도상국인 베트남은 아직 정비되지 않은 법률이나 규정이 많기 때문이다. 법이라는 것이 경험이 되거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예측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만들어질 순 있어도, 예상할 수 없는 것들을 대비하기란 정말 어렵다.


한가지 꼭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은 베트남만의 특수성이 아니라 해외사업의 특징이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나라가 있을 뿐 정치적 사회적 리스크가 '0'인 나라는 없다. 따라서 베트남 사업을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해외사업에 대한 결심과 각오가 먼저 서야 한다는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2007년 사파 (SAPA) 판시판 산을 배경으로 : 인도차이나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한다. 
2006년 호이안 중요한 것은 거의 불빛이 없다는 것이다. 당시 다낭과 호이안의 밤거리는 정말 어두웠다. 가로등도 전등도 귀했다.


해외와의 교류가 그래도 비교적 내 또래에 비해 많다고 생각하는 나는 전략이야 상황에 따라 목적에 따라 바뀔 수 있을지 몰라도 ‘원칙’은 존재하며 늘 같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사업을 할려면? 한국에서 살아갈려면? 한국에서 공부할려면?  목적은 다 달라도 알아야만 하는 한국만의 뼈속까지 박혀 있는 특징들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빨리빨리’ 같은 것 말이다. 


내가 쓰려는 것은 베트남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는 것을 밝혀 두고 싶다. 베트남에 대한 정보는 이미 넘쳐 난다. 정보를 원한다면 신문을 읽도록! 그리고 역사를 알고 싶다면 책을 읽거나 유튜브를 보도록! 시간도 절약되고 훨씬 더 유용한 정보가 많을 것이다.

 

-To Be Continued- 

작가의 이전글 사업을 한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