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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뿌악 Apr 16. 2023

남의 인생을 보면서 느끼는 두 가지 나쁜 감정

난 그래야 해.
그렇게라도 안 하면 내가 너무 불쌍하잖아.


불치병에 가까운 자기 연민이다. 그렇게 한다고 기분이 나아질까 싶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고 싶다. 평범하다는 게 뭐냐면 나도 잘 모른다. 그건 내 기분에 달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평범의 기준은 내가 정한다. 평범의 기준을 정하기 위해 타인의 기준을 조금 참고해 보지만 결정은 내가 한다. 그런데 내가 정말 평범하기만을 바랐던 것은 아니다. 나는 특별하고 싶었다. 특별해지고 싶으면서 말로는 평범하고 싶다고 거짓말을 했다.


누구나 특별해지고 싶어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자신을 마주한다. 지극히 평범한 자신을 마주하며 괴로워한다. 어쩌면 나는 평범하지도 못하는 수준인지도 모른다. 불안감이 몰려온다. 하는 수 없이 타인의 삶을 조금 들여다보기로 한다. 타인의 삶을 보려는 심리는 내 삶과 비교해 보기 위함이다. 그걸 보면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든다.


1. 나도 어디서 꿀리지 않고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2. 극소수의 특별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같게 느껴진다.


브런치 기글은 주로 두 감정을 주는 글이다. 누군가의 이혼에 대한 글을 읽었다고 하자. 작가의 아픔에 공감하는 잠시, 내면에서 묘한 안도감이 올라온다. 결혼을 하지 않은 나로선 읽기 불편한 글이 아니다. 어딘가 마음이 편해지는 글이다. 때로는 평범과 거리가 먼 특별한 사람의 글이 마음의 위로를 줄 때가 있다. 특별함을 극히 소수의 사람들의 것으로 돌림으로써 평범한 나를 위로하기도 한다.


인간관계는 위와 같은 부분 때문에 어렵다. 브런치의 인기글이 독자들에게 [너도 괜찮아 혹은 우린 다 똑같아]와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처럼, 인간관계에서도 타인에게 그러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원만한 관계를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된다.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선 안되며, 남들보다 너무 잘 사는 것처럼 보여서도 안된다. 딱 남들만큼 사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자신도 모르게 남들보다 더 잘 사는 것처럼 보이는 실수를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특별하고 싶은 욕망을 채우지도 못했으면서, 남들에게 괜히 잘 사는 것처럼 보인다면 미운털만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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