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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뿌악 Aug 01. 2023

음지적 생각을 배설해야 한다

정신의 화장실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글쓰기는 배설과 같다. 화장실에서 똥을 싸고 나서 그것을 다시 들여다보거나 똥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는다. 그냥 즉시 물을 내려 눈에서 치워버린다. 어찌 되었건 화장실에서 숙변을 배설하고 눈에 보이지 않게 없애버린다는 건, 그 행위가 의미가 있을 뿐이지 그 숙변이 어떤 것이냐는 별 의미가 없다.


양지는 해가 잘 드는 곳, 음지는 해가 잘 들지 않는 곳이다. 양지는 나의 생각과 행동이 드러나는 곳이라면 음지는 나의 생각과 행동이 드러나지 않는 곳이다. 사람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동물적 본능만 남는다. 자신이 잘 드러나지 않는 음침한 곳에서는 범죄도 많이 일어난다. 음침한 놈들과 싸울 때는 생각과 행동이 대중에게 잘 드러나는 양지로 그들을 유도해서 싸우면 된다.


인간은 관계지향적이면서도 개인적인 동물이다. 나는 개인적인 방에서 방문을 닫고 오로지 나 자신만을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모든 부분에서 아주 이기적인 결론에 이르게 된다. 나는 그 이기적인 결론을 똥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가끔 화장실에 가서 똥을 싸는 것처럼, 그 이기적인 결론들을 배설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물을 내려버려야 한다. 똥은 양지로 나올 수 없다. 문을 열고 똥을 싸서도 안되고 내 똥을 남에게 보여줘서도 안된다. 똥은 그냥 똥이고 시원하게 물 내리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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