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계산

by 대건

설 연휴의 끝자락, 지독했던 몸살을 겨우 털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소중한 휴일을 앓으며 보냈다는 아쉬움은 남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간 덕분에 몸은 한결 가벼워졌다. 현장에 복귀하니 나뿐 아니라 안색이 좋지 않던 동료들도 어느 정도 회복된 모습이었다. 휴식이라는 것이 결국 사람을 다시 움직이게 만든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하지만 현장의 공기는 명절 전보다 오히려 무거워졌다. 2월은 해가 짧다. 같은 시간을 일해도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은 줄어들고, 목표치를 맞추려면 더 서둘러야 한다. 설 특수가 끝나면 물량이 빠질 것이라는 불안까지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구역 조정’ 이야기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구역 조정은 단순히 지도를 나누는 일이 아니다. 누군가는 육아를 위해 수입을 줄이고 일찍 퇴근하는 선택을 하고, 누군가는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남의 구역을 넘겨받는다. 문제는 이 선택이 되돌리기 어렵다는 데 있다. 한 번 합의가 끝나면 사실상 낙장불입이다. 뒤늦게 계산이 틀렸다는 걸 깨달아도 관계가 얽혀 있어 쉽게 물러설 수 없다. 결국 버티거나, 아니면 떠나는 선택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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