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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죰 Jun 03. 2018

베른의 흔한 동네 물가,  튠 호수

베른에서 기차로 15분, 튠 호수에서 여유로움 만끽하기

스위스 베른의 그냥 흔한(!) 동네 물가, 튠 호수


베른에서 불과 기차로 15분밖에 걸리지 않는 멋진 관광 명소가 있다. 바로 '튠 호수'(Lake Thun)이라는 이름을 가진 호수. 브리엔츠 호수와 연결되어있는데, 마치 8자 모양 같다. 이 8자 모양에서 두 동그라미가 만나는 지점이 한국 관광객에게 가장 익숙한 그곳, '인터라켄'(호수의 중간;Inter-사이를 연결, laken-호수)이다.



어느 날, 정말 게으르게도 오전  11시쯤에 기상했던 나는

온몸이 찌뿌둥 한 기분을 참을 수 없었다.


스위스 장기거주자 최고의 무기인 *Gleis 7 기차표와 *Half-fare카드를 들고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야겠다! 고 다짐했다. 매 번 기차로 지나치던 예쁜 물가 '튠 호수'에 가보기로 했다.


기차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마저도 아름다운 스위스.



Thun역에 도착하고 나서 걸어 나오면 바로 유람선 선착장이 보인다.

한국 관광객의 스위스 필수코스 인터라켄에 오면 같이 패키지로 엮어서 유람선을 탄다.


당시 가난한 학생인 나로서는 유람선 가격이 꽤 부담되어서, 배 대신 자전거를 빌려 돌아보기로 했다.


한번 빌리면 4시간 이상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기억한다.

여권이나 학생증을 deposit개념으로 맡기고 사용한 후 다시 갖다 주면 된다.


이렇게 대여한 자전거를 타고 유람선 타는 코스를 쭉 따라 가보기로 했다.



무작정 길을 따라 쭉 걸어가던 찰나, 동화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저택 건물이 등장한다.

아름다운 귀족 아가씨가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법한 비주얼이었다. 지금은 호텔로 운영하는 중이라고 한다.



호숫가에는 피크닉을 나온 가족 단위의 사람이 많이 보였다.

호수 근처만 바라봐도 눈과 마음이 편안하고 정화되는 기분이다. 아, 이들은 전생에 무슨 복을 지어서 이 나라에 태어났을까 ㅠㅠ


안구가 맑아지는 튠 호수의 풍경. 부러운 스위스 베르너들.


스위스는 그저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두 눈과 걸어 다닐 수 있는 발이 있음에 세상사 감사해지는 곳이다.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자연 본연의 절대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천국이다.


잔잔한 호숫가와 산, 저 너머로 인터라켄이 있을 것이다.


파노라마 샷

살짝 나무에 그늘이 드리워져도 그대로 예쁘다.


튠 근처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저 집들 중 미래의 내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튠 물가에는 유독 숲이 우거진 곳이 많다. 숲 속에 있다보면, 모든 상념은 다 날아가고 오직 새소리와 내 숨소리만 남는다.



안녕 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시 오자.


약 3시간 동안 튠 근처를 자전거를 타고 배회했다.

원래 목적은 튠에서 브리엔츠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이었으나,

미리 길을 찾지 않아서 그런지 길을 헤매다가 결국 그냥 기차를 타고 슈피츠로 행선지를 바꾸었다.




*Half-fare card : 스위스에 있는 거의 모든(제외되는 곳도 있다) 교통수단을 5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카드이다. 한 달에 120 CHF의 요금을 내야 한다. (**2013년 기준)

*Gleis 7 : 만 25세 미만(!)의 스위스 장기 여행자에게 유용한 카드. 저녁 7시 이후로 스위스 내에 있는 모든 기차, 버스, 트램이 무료다. (영어명 Track 7, 안내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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