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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 생각 Jan 21. 2024

그 생각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25



휴대폰을 보다가 문득 

너를 보았다


아름답다 한강은

노을 지 노들섬 서쪽은  

어쩌다 퇴근길에 술도 않고

4호선 전철에 몸을 실어

신용산 지나 이촌을 지나서

한강으로 진입할 때는

바람처럼 내달릴 때는

빛에 고개를 젖혀

트러스 틈새 멀리 동막해변 같은

강화 쪽을 내다보니

가슴이 물들 듯 붉어온다


사람 틈바구니에 비집

해가 떨어지는 서해 하늘은

타는 목마름에 작열하는

천상의 심연처럼

그리움이 파편으로 박힌

이글거리는 물빛색에 눈이 부시다

흐르다 넘실거리다

여기 와서 바다와 같이 흘러가는 

동작대교 순식간에 건너갈 

만 가지 오만 가지 생각이

무중력 상태로 지나간다, 간다


후 한숨을 토해내며

옷가슴에 입김 넣는 긴 하루를

내일 아침까지 한구석에 접어둔 채

나는 날아간다 강 위로

 보고서만 건너는 짧은 영원의

나여 저기를 보느냐

이른 저녁 한강은

소멸해 가는 모든 존재들이

노란 눈물을 뿌리며

교각에 닿아 부서지는

 여행 끝에 다다른 꿈과 같다.



한강, 2024, Mixed media, 300mmX40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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