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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 생각 Nov 07. 2024

엿장수

그 생각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58



동네 어귀에서

가락에 맞춰 가위가 춤을 추면

소리만 들려와 

이빨은 썩어 가

탁탁 뜯어내 엿판 아래로 

떨어진 부스러기 주울 말까 

콩닥콩닥 가슴 졸이던

버짐 핀 아이


돈 없지, 찌그러진 양은냄비도

소주됫병도 없으니

째지게 벌어진 입, 

그래서 더 먹고 싶은 생각에

침이 주르룩  

차력쇼 약장수보다 인기 있는

엿장수 맛보기 조각조각

철컥철컥 가위손


땅거미 내릴 때 감쪽같이 없어진

고무신, 쇠부지깽이, 놋수저

집집마다 경을 친 

눈곱이, 점순이, 곰팡이 쫓겨나

즐거운 좀도둑 되어

철컥철컥 잘린 흑백영화처럼

빠진 이빨로 뛰어다니던

좁다란 골목길


두 눈 꽉 감아도 지울 수 없는

내 소중한 기억 하나





골목길,  2024,  Mixed media,  300mmX50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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