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탄
사귀자고 한 이후에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아내는 여행을 계획하는 걸 좋아하고,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꿈을 가진 아내는 회장으로 칭하며 처음 본 사람들과 잘 어울렸다. ESFP로 연예인 상으로 대장 역할을 하고 싶었던 아내는 누구에게나 편했고 거기에서 나는 소속 팀원이었다. 대장의 명령이 떨어지면 거기에 따른 행동은 나의 역할, 이 과정은 불편하지는 않았고 어떤 상황이든 맞추는 걸 선호하는 내 성격이기도 했다. 물론 이 성향이 내 가족한테 그렇다. 회사 생활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함정이지만.(가족이 아닌 상대방이 이기적인 행동을 보면 더 그런 경향이 있다.) 홀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공정성을 중시 여긴다. 내 성격이지만 좋은지는 모르겠다. 내 사람한테는 한 없이 작아지고 잘해주는 게 내 가치관이다. MBTI에서 P보다는 J로써 계획적인 편이지만, 그런 계획성이 나의 성격에 스트레스 주고 있나 보다. 내가 하고 싶은 분야만 J이고 나머지는 관심이 없다.
그런 남자 친구를 알고서 싸움을 하는 것보다는 아내가 좋아하는 여행 계획을 짜서 선택지에 결정하는 여행이 시작하였다. 물론 그런 선택이 여행도 하면서 계획을 안 짜도 된다는 나의 이기심이 덧붙여지기도 하지만. 집안 환경이 다른 우리 가족에게 여행을 가지 못했던 어머니와 여행을 추천해주기도 하였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 ‘언젠가 가야지’라는 가족과의 여행을 상상만 했던 나에게 또 다른 실천으로 이어지게 했다. 나는 아내에 비하면 소극적인 사람으로 보여질 수밖에 없다. 이 글을 읽는 독자도 그렇게 보이는 게 당연하다. 아내가 그렇게 실행하면서 고민을 하지 않은 모습을 비추니, 나는 생각이 많은 사람으로 보인 경우가 많았다. 단순한 사고방식이 복잡한 생각을 하면서 지내는 삶보다는 더 나아 보였다. 점점 아내의 생활에 스며들며 좋은 생각을 하면서 바뀌어가고 있었다. 일단 현재가 즐거우면 기쁨을, 슬프면 슬픔을, 화가 나면 화남을 생각하면서 과거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점점 줄이고 있었다. 생각이 많은 나의 성격이 다 고쳐지지는 않았지만, 지금의 아내를 만나면서 많이 웃기도 하고 내가 실행할 수 있게 도와준 점은 아직도 고맙다. 그전에 변리사를 하고 싶었던 나에게 공부보다는 시험을 해보라는 말, 영어 점수가 안되면 실제로 책을 구입해 공부를 좀 더 해보라는 말(“자기는 옆에서 책 읽겠다.”라는 말을 하면서), 나에게 결혼할 생각이 있냐며 물어보던 말, 여럿 말로 나의 생각을 물어보면서 지금 남편이 되었다. 이렇게 행동력을 하게 해 준 아내 덕분에, 글짓기 생각을 하던 중 결국 이 에세이마저 쓰고 있다. 아내가 먼저 프러포즈를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나는 존재할까? 생각이 많아 어떠한 행동을 못하고 요지부동의 상태 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