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자동차 유리문을 닫게 되기까지 만난 사람들

2022년 10월 5일(2018년 8월 30일 폐암수술)

by 수수

2022년 10월 3일 개천절.

자동차 문이 닫히지 않았다. 2003년식 쏘렌토 자동차는 작년부터 조수석 창문이 열리고 닫히는 것이 잘 안되어 왔다.

이제 폐차해야 하지만 작년에 엔진을 새것으로 교체했기에 아깝다는 마음이 앞선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자동차를 새로 구입할만한 경제적인 여유가 없다.

아침에 부슬부슬 비가 내리려고 하는데 창문이 닫히지를 않는 상황으로 되었다. 밤부터는 비가 많이 내릴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보았다.

아들과 딸이 있는 집에서 머물다가 내가 머무는 아파트로 왔다. 아들은 걱정이 되어 내가 머무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주차해주고 오겠다고 한다. 아무리 비좁아도 정말 주차를 잘 하는 아들이다. 지하 주차장이 아닌 지상에 주차하게 되면 차가 엉망이 될 것인데,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너무도 비좁아서 내가 하기 힘든 것을 알아서다.

"엄마가 할 수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아들."

"아들, 딸. 엄마 간다. 잘 지내고. 걱정하지 말아요."

나는 지하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긴장된 마음을 안고 아파트로 향했다. 밤늦은 시간이라서 더군다나 휴일 마지막 날이라 주차 공간이 전혀 없을 것이 뻔하기는 했다.

주차장 입구 쪽에 다다르니 지하 주차장에서 한대의 하얗고 커다란 승용차가 나오고 있었다.

'아, 여유가 없나 보다. 그래도 들어가 보자.'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부터도 길가에 차들이 줄지어 주차되어 있었다. 긴장된 마음으로 주차장을 살피며 천천히 들어갔다. 와, 그때 엘리베이터가 있는 쪽 기둥 사이에 공간이 보였다. 주차라인에 주차한 승용차 뒤다. 주차라인은 아니지만, 차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데는 방해가 되지 않는 곳이었다. 하지만 앞에 있는 차가 새벽에 일찍 나가게 되면 빨리 차를 빼주어야 한다. 빈 곳에 주차하고 주차된 모양을 사진을 찍었다. 걱정하고 있을 아들에게 사진을 보냈다.

"아들, 엄마 주차했어. 한 공간이 남아 있었어. 기적이야."

카톡으로 사진을 받아 본 아들은 마음을 놓았다.

"엄마, 자동차에 전화번호 있지?"

"응"

"아침에 앞에 있는 차가 일찍 나갈지도 모르니까 전화 잘 받아야 해."

"그래, 고마워 아들"

그렇게 해서 문이 열려있는 채로 자동차를 주차장에 무사히 주차할 수 있었다.

밤부터 내린 비는 다음 날 아침 출근을 해야 하는데 더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아침에 출근할 준비를 하면서 어떻게 출근을 해야 할지 교통편을 알아보다가 버스가 있는 것을 찾았다. 그때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 오늘 비가 많이 오니까 택시 타고 가요."

난 버스를 알아보고 있다가 바로 대답했다.

"응, 그래 그래야겠어. 고마워 아들. 사랑해요."

"저도 사랑해요."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딸이 맛있는 음식을 해주었다.

"엄마, 여기서 지내는 3일 동안은 엄마는 하루 세끼 다 내가 만드는 것을 먹어야 해."

"정말?!"

"응, 내가 다 계획하고 있으니까 기대해."

"와, 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야?"

"응, 엄마는 그냥 맛있게 먹기만 하면 돼."

딸은 3일 동안 나를 위한 요리사가 되어 주었다. 3일 동안 처음 먹어보는 음식들을 실컷 먹었다.

"엄마, 너무 배불러. 이렇게 맛있는데 배불러서 어떻게 하지?"

나는 너무도 기뻐서 계속 배불렀나보다. 아니 사실 딸이 맛있는 음식을 양도 많이 해주었다.

아침에 출근을 위한 택시 부르기는 너무 오래 걸렸다. 비가 너무 많이 오니까 택시를 타려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큰 도로까지 내려가니 택시가 연결되었다. 운동화는 벌써 다 젖어 있었다. 택시 기사님은 친절하셨다. 자연스럽게 자동차 문이 고장 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아마, 문에 달린 모터가 고장 났을지도 몰라요. 카센터에 가셔서 수리하시는데 정품은 비싸니까 중고품으로 하시려면 동네 카센터에 가시면 좋아요. "

기사님은 참고할만한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임시방편으로 비닐을 차 문에 테이프로 고정하면 돼요."

카센터에 갈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도 알려 주셨다.

오늘 오후에 같은 학년 선생님들과 연수로 미술관에 가느라 학교에서 일찍 나왔다. 미술관에서 작품들을 관람하고 선생님들과 1시간여 동안 대화하다가 헤어졌다. 다행히 동료 선생님이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 다 줘서 바로 버스를 타고 강릉여고 정류장에서 내렸다. 그곳에서 택시를 탈까 하다가 비가 조금씩 내리기는 했지만 산책 겸 걸었다.

집에 와서는 바로 차를 가지고 카센터로 향했다. 늘 가던 기아자동차 수리센터에 갔다. 부슬부슬 비가 내렸지만 위험하지는 않았다.

"차 문을 열었는데 닫히지 않아서 왔어요."

"언제부터 그랬어요?"

"1년 전부터 여닫는데 제대로 안 되었어요. 그래도 문을 세게 닫으면 다시 열리곤 했는데 오늘은 전혀 반응이 없어요. "

"문에 있는 모터가 고장 난 것 같은데요."

기사님은 자동차를 살핀 후, 사무실에서 무언가 알아보시더니 부품이 없다고 하신다. 너무 오래된 자동차라서 전국에 문의했지만 필요한 부품이 없다고 하신다.

"우리는 정품만 사용해야 해서 부품이 없는데 동네 일반 카센터에는 폐차된 차에서 나온 중고품도 있으니까 동네 일반 카센터에 가보시는 것이 좋겠어요."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카센터에 가면 상황을 들어보고 전화를 해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아들, 아들이 다니는 카센터가 어디야? 여기는 부품이 없대."

"응, 엄마 집 근처에 있어. 다행이네."

아들이 알려 준 카센터로 서둘러서 갔다. 영업시간이 끝나가는 6시가 가까워져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차 문은 그대로 열려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들이 알려 줘서 왔어요. 이 차 문이 안 닫혀서 왔어요. 다른 카센터에 갔더니 정품만 취급하는데 정품이 없다고 다른 곳에 가보라고 해서요."

기사님은 문을 살펴보시더니 문을 쾅 하고 세게 때리고는 문을 올려 주셨다. 쾅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게 된 것이다.

"모터가 고장 난 것이 아닌데요. 모터가 고장 났으면 문이 올라가지 않아요. 큰 카센터에 가셔서 자동차 전체를 한 번 살펴보시는 것이 좋겠어요. 문을 그때까지 열지 마시고요."

"아, 네. 감사합니다."

나는 정말 감사했다. 문이 닫혔다. 이제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다. 문만 이제 열지 않으면 된다.

기적이다. 이곳에서 오늘 문을 닫을 수 있게 되었다.

"아들, 딸. 문이 닫혔어. 이 카센터 기사님이 닫아 주셨어."

나는 카톡으로 아들과 딸에게 상황을 말해 주었다.

이제 비좁은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지 못할까 봐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기적이야.'

내 마음 가득 기적이라는 말이 채워졌다.

바로 카센터에 갈 생각을 하지 않고 비가 그칠 때까지 있었더라면 이 기적을 누릴 수 없었을 거야.

다음날인 오늘 수요일 아침, 나는 여유 있게 잠에서 깼다. 자동차 문이 닫혀 있기 때문에 행복했다.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다. 젖지 않은 운동화를 신고 출근할 수 있었다.

기적은 늘 내 곁에서 일어난다. 아주 작은 일인 것 같지만 큰 감동과 기쁨을 주는 감사한 일들이다.

나는 매일매일 이러한 기적들을 발견하기 위해 마음을 열어 놓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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