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빛 머금고 봄이 오는 길목에서 기다릴게
땡볕아래 만개한 내 모습을 보고
미소 짓던 네 모습이 햇볕만큼이나 눈부셨어.
장맛비가 세차게 쏟아지던 날에는
네가 다 젖는지도 모르고 내게 우산을 씌워 주던 너
가시로 둘러싸여 아무도 다가오지 않는 나에게
유일한 친구가 되어주었지.
햇살이 맑은 날에도 눈물이 나는 날에는
내 꽃잎에 기대어 울어도 좋아.
떨리는 손과 흐느끼는 목소리가, 조용히 잦아들 때까지
내 아련한 향기로 너를 위로해 줄게
차가운 바람이 불어 우리가 더 이상 만나지 못한다 해도
너의 뜨거운 눈물 가득 품고, 봄처럼 따스하게 너에게 찾아갈게.
싸늘한 바람과 하얀 눈이 내려도 실망하지 마
이내 봄 빛 따라 다시 붉게 피어나 너를 맞이할 테니까.
글. 그림 꽃노을
ⓒ 2024. 꽃노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