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불리함
최근 화두 중 하나는 단연코 저출산일 것이다. 아이를 낳아서 기른다는 것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고된 일임에는 분명하다. 물론, 그 고단함만 있다면 누구도 아이를 낫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주는 즐거움 역시 그 고단함을 이길만큼 이유가 된다.
친구 중 하나가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 사실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사회적 추세라고 부를만큼 흔한 일이긴 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아이를 낳고 기관(어린이집)을 보내면서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것이다. 개인적인 성향상 사회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필자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아서 물어보았다.
그 친구 왈, '혼인 신고를 하지 않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미혼모(혹은 미혼부)의 아이가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국가에서 상당한 지원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결혼을 해서 혼인신고를 하고 나면 각종 제도들이 소득 합산을 비롯해서 제약조건이 많은데,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제약조건들이 다 사라진다는 것이다. 머리에 망치를 맞은 느낌이었다. 너무나도 현명하고 합리적인 이야기라 뭐라고 답변을 할 말조차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을 하고 나면, '세대'라고 구성하고 한 세대는 경제공동체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각종 제도는 결혼을 하고 나면, 부부의 구성원들의 경제상황에 따라 다른 지원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결혼을 하기 전에 30대가 넘어가면 한 세대를 구성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1세대1주택 적용은 1인당 1채의 주택에 적용이 된다. 하지만 결혼을 하면 2인당 1채로 국한되게 된다. 혼인신고를 애초에 하지 않는다면 그 제약은 영원히 걸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부부가 결혼을 하지 않고, 50%씩 주택을 소유하게 되고, 각각 세대로 취급된다면 이들의 면세점은 24억원까지도 될 수 있다. 주택 수에는 50%로만 가지고 있어도 들어가게 되지만, 각 세대로 취급된다면 12억까지 면세가 되니까 각자 한도까지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물론 1세대1주택 비과세의 경우에는 더 많은 혜택이 있어서 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가 생겨도 이러한 요건들은 계속 적용된다. 한 사람의 소득이 적고 한 사람의 소득이 많은 상태에서 결혼을 하면 두 사람의 소득이 합산이 되어 각종 지원을 못 받게 된다. 만약 각 1인이었다면 소득별로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을 결혼을 함으로 인해 지원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부부의 경제공동체는 나쁜 쪽으로만 작용한다. 혜택을 줄 때는 부부는 합산제에 가깝다. 그러나 세금이나 각종 불이익을 줄 때는 부부는 별산제로 적용이 된다. 예를 들어 증여세 입장에서 생각하면 부부 간에는 6억원의 부부 간 증여공제가 된다. 그런데, 이 부부의 재산이 50억이라고 해보자. 그렇다면 이 부부가 서로에게 줄 수 있는 돈은 6억원에 국한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혼을 하고 서로 재산분할을 한다면 25억씩 나누어 가져도 증여세는 전혀 부과되지 않는다. 재산분할은 증여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부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일은 고되고 힘든 일인데, 국가가 이러한 제도에 불이익을 주는 것 같이 느껴진다. 결혼세금(Marrige Tax)를 매기고 있는 것과 같다. 개인적인 의견은 합산으로 인해서 +a의 혜택을 주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어렵고 힘든 세상에 부부가 제도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도록 항상 +a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많은 국가에서는 동일세대(부부) 간에는 증여세나 소득세 등에 혜택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래야지 더 많은 사람들이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서 살아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