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막 결성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2022년 8~9월에는 다양한 교육 및 지원 사업에 지원했고 감사하게도 모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여러 프로그램에 지원했던 이유는 소셜벤처에 대한 지식 및 경험에 대한 갈증이 크기도 했고, 무엇보다 해당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 분들과 선후배, 동료들을 만나는 것이 큰 자산이 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중 숙대의 스노우 소셜벤처 랩의 경우 매주 개별 멘토링이 진행되고, 마지막 평가 이후 우수 팀들에게 주어지는 상금이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핌피의 경우 재단법인밴드 분들과 멘토링을 진행하였고, 여러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셔서 사업을 구체화하고 방향성을 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열심히 준비해서 1등 상금을 노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는데, 마지막 데모데이날 보니 예상보다 다른 참여팀들의 퀄리티가 높았다. 또 이제 막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시작한 초기 팀부터 이미 투자 경험이 있는 팀까지 각기 창업 단계가 다양해 하나의 기준으로 비교하기는 조금 어려워 보였다.
우리 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 비즈니스 모델이 약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회적 가치 및 해결 방안 제시 부분에서 높게 평가받았고 유기동물 문제에 동감하는 분들이 많다 보니 심사위원분들도 적극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주셨는데, 그중에는 아예 후원을 받아 하고자 하는 일에만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도 포함되어 있었다. 후원을 받는 비영리단체로 갈 것이냐에 대한 고민은 사실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유기동물 관련 분야에는 사실 '사업'이라는 것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 봉사와 후원으로 유지될 수 있는 곳. 사람의 선한 마음에 의지해야만 하는. 이곳에 뛰어들어 어떻게 현실적으로 먹고살 수 있는 사업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수많은 사람들이 고민해왔겠지만 누구 하나 그렇다 할 답을 내지 못한 어려운 영역임에는 틀림없다.
아쉽게도 결과는 장려상이었다. 1등 상금 500만 원 대신 75만 원을 받게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큰돈이다. 이 날 나는 섭섭함과 안도감이 동시에 가슴 가득 차오르는 묘한 감정을 느꼈다.
스노우 랩 프로그램은 핌피가 첫 발을 떼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우선 첫 번째 발표자료를 만들어 보았고, 3~5분의 짧은 피칭을 경험할 수 있었다. 팀원이 아닌 전문가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고, 다른 소셜벤처들의 경우 어떻게 사업을 구상하고 키워가고 있는지 소중한 인사이트를 얻었다.
스노우 외에 동국대 소셜 앙트레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1~2회의 멘토링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 역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가능한 한 여러 명의 전문가에게 의견을 듣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같은 고민을 말하더라도 모두가 입을 모아 똑같이 말하는 부분이 있고, 각자의 전문성 및 경험에 따라 다른 의견을 가지는 부분도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아무리 본인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거나, 수많은 소셜벤처를 바른 길로 이끌어낸 멘토라 하더라도 미래를 예견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결국 모든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있고 그 선택의 책임도 스스로 져야만 한다.
그 어떤 멘토링이나 교육도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겠지만, 분명한 것은 나의 시야를 넓히고 생각을 깊혀 줘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확률을 높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