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록 Aug 24. 2024

시작하는 마음

처음, 새로움과 두려움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청록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가볍게 보일 수 있는 글이지만 사실은 복잡하고 무거웠던 마음들을 명료하고 가볍게 만들었던 과정에 대한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썼던 일기부터 현재의 생각까지, 여러 가지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이길 바랍니다. 글의 주제에 대해서 글 끝에 질문이 있을 수도 있는데, 답을 들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번 8월은 나에게 시작이 많은 달이다. 그마저도 이제 끝나가는 중이지만, 아직도 시작 중인 나는 나의 8월이 남긴 시작의 여운에 잠긴 것 같다....라고 게으름뱅이에 겁쟁이가 말한다. 지금까지는 몰랐는데 올해에 알게 된 나는 겁이 굉장히 많았다. 오늘은 그 시작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글을 써본다.


 시작은 처음에 하는 거다. 어떤 일이든, 시작이 있어야 한다. 나에게 관계의 시작은 마주함인 것 같고, 일의 시작은 스타트라인 같다. 그 일의 시작을 나는 올해 아주 오랜만에 경험했다. 오래 일하고 있는 아동미술학원 강사 일과 병행할 내가 혼자 하는 성인 미술 수업을 위한 공간을 따로 차렸다. 이것도 얼떨떨하게 어딘가 홀린 것처럼 시작하게 되었는데, 몇 개월 동안 시작을 위한 셀프 인테리어부터 시범 수업까지 여러 번 해보면서 아주 바쁘게 지냈었다. 주 6~7일 근무가 되면서 코피가 그렇게 자주 터져본 적이 없을 만큼(난 대입을 준비할 때도 안 이랬다) 열심히 준비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준비가 된 거 같다고 생각하자마자, 어떻게 된 일인지 마음이 시작에 눌러앉아버렸다.


 본격적으로 진행한다면, 지금 있는 시작이라는 점에서 그다음으로 이어지는 선을 긋기 위한 다음 점을 찍어야 한다. 하지만 시작을 위한 준비라면 실수도 용인되고, 시작하는 사람을 위한 주변의 응원이 있다. 그다음으로 넘어가도 응원은 여전할 테지만 일을 임하는 나의 마음이 문제였다. 결국은 책임과 의무가 본격적으로 주어지는 상황에 뛰어드는 것이 정말 너무너무너무 두렵다. 시작은 책임과 의무도 시작이라 무겁지 않았다. 그다음은 미지에 세계지만 다를 것이 분명했다.... 이것도 나의 두려움이 만들어낸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시작을 하겠다는 건 영원히 시작하지 않겠다는 것과도 같다는 말을 어디선가 봤다. 이런 말이 있다는 건,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시작에 마냥 설렘만을 느끼지는 않는다는 거다. 시작을 대하는 마음에는 두려움도 함께 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여러 방면에서 사람을 움츠러들게 만든다. 이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마치 내가 완벽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게 만들고, 어떤 관계나 일의 실패가 내 전부가 될 것처럼 만들고, 내가 하는 일이 대단하지 않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묘하게 현실적이고 냉철해 보이지만 실상은 패배주의와 회의주의로 가득 찬 부정적인 생각을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나는 스스로가 만든 두려움에 발이 묶였다는 걸 이제는 인정하기로 했다.


 스스로 자주 되뇌고 결심했던 것이 있다.

"현실적인 척하는 부정적인 생각에 휘둘리지 말자."

"두려움을 기대로 바꾸는 방법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다독이고 중심을 잡기 위해 내가 지어낸 말들이었다.


 ... 저 결심이 무색하게 아주 완벽하게 트리플 악셀급으로 휘둘려버린 것을 안다. 그러나 이 시작은 나에게 절대 끝이 될 수 없다. 적어도 이번에는 안된다. 내가 지금 시작이라고 칭하는 것도 아주 세세히 나눠보면 여러 단계가 될 수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의미는 부여하는 것, 이름은 내가 붙이는 것이다. 나는 나의 또 다른 세계를 열어야겠다고 생각한 만큼, 이 시작이 이대로 끝이 되게 만들 수는 없다.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닐 수도 있다. 해보기 전에는 모르는 거라는 말을 억지로라도 믿기로 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크다. 내가 얼마를 여기에 내다 버리는 꼴이 되어도 괜찮을지 나도 모르게 계산하게 된다. 잘 안 됐을 때는 도피성 워홀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불쑥불쑥 든다. 그러나 '지금'이 일을 시작한 이유도 다시 생각한다. 지금 해야 실패에서도 배우고 성공에서도 배울 거라서 지금 시작한 거다. 자꾸 잊어먹으니 여기에 쓴다. 지금이어야 하기로 정했다!



질문들

-나에게 시작이란?

-나를 시작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시작을 하기 위한 준비물은 무엇이 있나요?

-계속 시작에 묶여있는 일들이 있나요?

-시작의 다음을 칭할 말은 무엇이 있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