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상.
00이 맞나요?
핸드폰 너머 낯설지만 묘하게 익숙한 목소리의 여성이 내 이름을 거듭 확인하며 물었다. 맞다고 대답하자 한참 뜸을 들이더니 말을 이어간다. 어딘가에서 지켜보다 관심이 생겨 친구를 통해 내 번호를 알아냈고, 한참을 망설이다 용기 내 전화한 것이란다.
목소리가 참 예쁘고, 말하는 투는 더 예뻐 한참 듣고 있었다. 친구에게 물어 연락처를 알아냈다는 부분 즈음부터는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웃음을 들킬까 두근거렸다.
한창 상큼하다 못해 앳된 티가 역력한 그녀의 목소리 너머로, 처음 본 순간 빛이 나는, 나이답지 않은 우아함과 아름다움, 게다가 귀여움, 하얗다 못해 창백하게 보일 정도인 피부와 그보다 더 하얀 이미지의 조각들이 순식간에 스쳐 지났다.
걷던 것도 잊고 한참을 그렇게 서서 듣고, 대답했다.
아니, 대답해 줬다.
“저 여자친구 있어요.“
너 S지? Y가 시킨 거야?
"아...아닌...데요... Y가 누구예요?"
"제 여자친구요."
"..."
그렇게 통화가 끝나고 바로 Y의 전화가 걸려왔다.
친구를 시켜 테스트를 한 것이 기분 나쁘지는 않았냐 염려부터 하는, 그러면서도 테스트를 통과한 남자친구를 향한 흐뭇함을 감추지 못하는 그녀.
한바탕 웃음으로 답한 뒤, 지금 바로 만나러 가겠다 말했던 스무 살의 봄.
첫사랑
첫사랑은 문득 한 번 웃게 만드는, 이제는 나도 관객이 되어버린 드라마 같다.
연출, 연기, 각본과 로케이션까지, 모든 것이 서툴렀지만 운 좋게 만들어진, 한 번뿐인 신인상을 받게 해 준 나만의 명작 드라마.
이것은 미련이나 여한이 아니다.
좋았던 드라마의 한 장면을 다시 보는 것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