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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바로가 Nov 20. 2024

결별 02

내 열정이 준 삶의 훈장

우리가 우연히 만나게 될 때

그리고 더 서로에게 의미로 다가올 때

서로 잘 맞지 않지만

서로 많이 좋아하게 되면서

혹은 더 많이 관심을 갖게 되면서

무리하게 맞추려고 노력하지요.



그러나 관성의 법칙일까요?


아니면 모든 에너지가 변화하기 때문일까요?


온갖 노력도

그 격렬한 힘을 잃어버리고

결국엔 자연스레

원래 자리로 돌아가게 되네요



노력을 했던 마음과 정성은


“서로 다르구나”


라는 것을 받아들입니다.



그 근본적인 철학을

속속들이 느끼고 절망하고

괴롭게 몸부림치며

깨닫는 사이에

나 자신도 서서히 바뀌어 갑니다.



그 동안

무리하게 상대방을

그 사람 마음 속에나 내 마음 속에

가둬 잡아두려고

어느새

새까맣게 타버린 나의 마음은

내 뇌리 속에

선명한 자국을 남기고

슬픈 흉터로 자리잡습니다.



그대와 나를 위해 노력했던 과정은

고스란히 서글픈 추억으로

눈가에 방울방울 맺힙니다.



무엇을 바랬다면 그대의 마음을

얻으려고 한 것뿐…

그러나

그것조차

그대를 옭아매려는

나의 이기적인 마음이었음을

이제는 압니다…



이제 나의 이기심도 놓아주고

본디 혼자였던

내 자신을 돌아봅니다.



어느 덧

자기부정, 의심, 두려움의 길을

돌고 돌아

홀로 시간의 실을 뽑아

하루하루

지루하고 느리게

펼쳐나가는 내 인생을


묵묵히


한올한올 짜나가야 한다는 것을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결별 #결별의시 #자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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