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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쏘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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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Mar 26. 2024

개조카와 3박 4일 동거

그의 이름은 김흑당



친오빠가 언니와 함께 3박 4일 일본 여행을 다녀오는 동안, 강아지 흑당이를 돌보게 되었다. 항상 연휴가 겹쳐서 기회가 있어도 놓쳤는데, 이번에는 마침 별 일 없이 재택근무를 하는 주간이어서 흑당이와 함께할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실패했고, 독립 후에는 반드시 키우리라 다짐했지만 책임감 때문에 쉽게 들이지 못했다. 가끔 친구네 강아지를 볼 때면 너무 귀여워 납치하고 싶다는 흑심을 품기도 했다. 동시에 강형욱 훈련사의 유튜브를 볼 때면 내가 과연 이 존재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오빠는 독립한 뒤 용감하게 강아지를 데려왔다. 짙은 갈색 털과 동그란 눈코입을 보고 '흑당'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흑당이를 데려온 지 얼마 안 된 어느 날, 홈캠에 흑당이가 보이지 않아 걱정이 된 오빠는 나에게 집에 가서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혹시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하며 급히 달려갔지만, 흑당이는 안방에서 신나게 놀고 있었다.


이른 아침 흑당이에 의해 깨어나고, 흑당이와 함께 잠들고, 하루 일과를 함께하며 더 큰 책임감을 느꼈다. 일어나면 놀아주다가 시간에 맞춰 아침밥을 주고, 산책을 다녀오고 집에서 놀아주다가 밥 주고 산책 가고.. 틈틈이 똥오줌 치우고...


강아지를 잘 키우면 육아도 잘하지 않을까? 그리고 웃기게도 난 왠지 육아를 잘 해낼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다. 아마도 우매함의 봉우리에 잠깐 올랐던 것 같다.


3박 4일 동안 고생만 한 것 같지만, 흑당이 덕분에 하루종일 집에 있는 내가 매일매일 한 시간 넘게 산책을 했고, 슬픈 생각을 할 틈이 없었고, 입에 단내가 날 틈이 없었다.


왜 반려 동물이 우울증이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말이 있는지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그만큼 더욱더 신중하게 생각해서 키워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항상 포인핸드에서 페이지만 넘기고 못 데려왔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아직 반려동물에게 좋은 반려인이 되기 어려울 것 같다. 함께 있을 때 행복해하는 강아지의 웃음을 보니 그 책임감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고모로서 배운 제일 중요한 점은,

앞으로 솜인형이 아닌 튼튼한 밧줄이나 코바늘로 만든 인형을 사줘야겠다는 것이다.



울 똥강아쥐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자


더 많은 이야기는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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