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이름은 김흑당
친오빠가 언니와 함께 3박 4일 일본 여행을 다녀오는 동안, 강아지 흑당이를 돌보게 되었다. 항상 연휴가 겹쳐서 기회가 있어도 놓쳤는데, 이번에는 마침 별 일 없이 재택근무를 하는 주간이어서 흑당이와 함께할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실패했고, 독립 후에는 반드시 키우리라 다짐했지만 책임감 때문에 쉽게 들이지 못했다. 가끔 친구네 강아지를 볼 때면 너무 귀여워 납치하고 싶다는 흑심을 품기도 했다. 동시에 강형욱 훈련사의 유튜브를 볼 때면 내가 과연 이 존재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오빠는 독립한 뒤 용감하게 강아지를 데려왔다. 짙은 갈색 털과 동그란 눈코입을 보고 '흑당'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흑당이를 데려온 지 얼마 안 된 어느 날, 홈캠에 흑당이가 보이지 않아 걱정이 된 오빠는 나에게 집에 가서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혹시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하며 급히 달려갔지만, 흑당이는 안방에서 신나게 놀고 있었다.
이른 아침 흑당이에 의해 깨어나고, 흑당이와 함께 잠들고, 하루 일과를 함께하며 더 큰 책임감을 느꼈다. 일어나면 놀아주다가 시간에 맞춰 아침밥을 주고, 산책을 다녀오고 집에서 놀아주다가 밥 주고 산책 가고.. 틈틈이 똥오줌 치우고...
강아지를 잘 키우면 육아도 잘하지 않을까? 그리고 웃기게도 난 왠지 육아를 잘 해낼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다. 아마도 우매함의 봉우리에 잠깐 올랐던 것 같다.
3박 4일 동안 고생만 한 것 같지만, 흑당이 덕분에 하루종일 집에 있는 내가 매일매일 한 시간 넘게 산책을 했고, 슬픈 생각을 할 틈이 없었고, 입에 단내가 날 틈이 없었다.
왜 반려 동물이 우울증이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말이 있는지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그만큼 더욱더 신중하게 생각해서 키워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항상 포인핸드에서 페이지만 넘기고 못 데려왔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아직 반려동물에게 좋은 반려인이 되기 어려울 것 같다. 함께 있을 때 행복해하는 강아지의 웃음을 보니 그 책임감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고모로서 배운 제일 중요한 점은,
앞으로 솜인형이 아닌 튼튼한 밧줄이나 코바늘로 만든 인형을 사줘야겠다는 것이다.
울 똥강아쥐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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