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 불안감, 산만함, 무기력함, 자괴감, 질투, 증오심.....
이 모든 것은 생각해 보면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몹쓸 마음이다.
이 세상 나 혼자 뿐이라면 누군가에게 쫓길 필요 없을 것이고 타인에 대한 질투나 증오심 따위는 없을 것이다.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자.
당신은 하루에 얼마의 시간을 오롯이 나를 위해 쓰고 있는지를......
어쩌면 우리는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타인의 위에 올라서기 위해 살고 있지는 않을까?
하루 30분씩만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자.
나를 위한 커피를 내려보자.
커피를 내리기 위해 원두를 갈고 물을 끓여놓는다.
물이 끓기까지 10분남짓의 시간 동안 물 끓는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기다려본다. 보글보글 물 끓는 소리. 이 화이트 소음은 나의 머릿속을 기분 좋게 만든다. 잠시 책 한 구절을 읽어도 좋다. 이 10분의 여유로움은 어느덧 나에게 에지 있는 여유를 가져다준다.
물이 끓으면 갈아놓은 원두를 여과 필터에 탈탈 털어놓고 물을 붓는다. 이때 다른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고 한 가지 주문만을 외우기로 하자.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주문을 외우면서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안쪽에서 바깥으로, 또 바깥에서 안으로 동그라미를 그려보자.
천천히 커피가 녹는 색깔을 따라서 그림을 그려보자.
커피를 내리는 3분 남짓한 시간 동안 분명 머릿속은 비웠고 맛있어지는 주문만 외우고 있는데 여러 가지 생각들이 물줄기를 따라 씻겨 나갈 것이다.
마음속에 뭉쳐있는 것들을 물줄기에 흘려버린 커피는 더욱더 맛있어질 것이다.
이제 커피를 마셔본다.
커피에 이미 많은 아픔과 고민을 녹여버렸을 것이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커피의 풍미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위해 손수 내린 커피는 분명 그 어떤 유명 바리스타가 내려 준 커피보다 의미 있는 천상의 맛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