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음정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은 Oct 10. 2023

01화 마음정원

마음 속 꽃밭 가꾸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너무도 각박하다.


피곤한 알람과 함께 일어나 한숨을 쉬며 또 하나의 바쁜 하루를 시작한다. 할 일들에 치이고, 상사에 치이고 쫓기는 마감일에 치이고. 이 도시는 진심이 아닌 말들로 상처주고 눈은 텅 비어있다.


일상의 메마른 척박함 뿐 아니다.

삶은 잊을 때 쯤 거친 파도를 보낸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믿었던 친구의 배신, 절망스러운 성취의 좌절, 가까운 이의 죽음, 불안하기만 한 미래.

하나를 헤쳐내면, 또 다른 것이 오기도 하며 가끔은 인생 자체가 고통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불확실성과 혼란으로 가득 차 보이는 폭풍 같은 세상 속에서 묵묵히, 그리고 평화롭게 우리의 배를 잘 저어나가려면 무언가가 필요하다.


스토익적인 부동심(不動心)과 같이,

태풍의 눈처럼,

혼란한 세상 속에서 홀로 고요히,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


흑백의 세상 속

다채로운 색을 품고 있는 것.


영혼이 담긴 이 경계 안에

커다랗고 예쁜 정원을 심는 것.


이것이 짧고 긴 여정의 목적이고,

아름답게 존재할 

우리가 생에서 가져가야 할 선물이다.


기분은 날씨처럼 변한다.

어떤 날은 맑고 따뜻한 햇살이 비치다

어떤 날은 비바람이 치고 폭풍이 오기도 한다.


그러나 행복은,

내가 묵묵히 가꾸어 온 그 정원 자체다.

날씨에 잠시 흐트러지고, 바람에 잠시 휘청일 수는 있어도, 내 정원은 내가 가꾸어 온 만큼 보답한다.


혹여 태풍이 지나가 쑥대밭이 되더라도 괜찮다.

뚝딱뚝딱 보수공사도 하면서,

그동안 해왔던 노하우대로 다시 시작하면 된다.


물을 주고, 정성스레 잎을 닦고

해충을 잡고, 썩은 잎은 잘라내며

튼튼한 영양도 주자.


점점 더 다양한 꽃도 심고

아기자기한 팻말도 달고

예쁜 울타리도 지으며


여유가 생기면

취향에 맞게 음악도 틀면서.

그렇게 나만의 정원을 만들자.


아름다운 정원에

새들도 오고, 벌과 나비도 오고

귀여운 고양이도 놀러올 것이다.


그 한가운 데에 앉아

조용히 눈을 감고 커피 한 잔 마셔보자.


당신의 정원은 지금 어떤 모습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