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림 감상법을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나는 비유로 ‘잔치에 초대 받은 손님이 되세요.’라고 말한다.
화가가 전시를 한다는 것은 오랜 시간 정성껏 준비한 잔치 음식을 차려내는 것과 비슷하다.
손님이라면 잔칫상에 올라온 음식을 이리저리 파헤치고 분석하여 별점을 매기려 들지는 않는다. 잔치는 즐거움을 나누는 자리이지 비교하고 평가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엄선한 재료들을 다듬고 지지고 볶아서 통합한 결과물이 작품이다.
통째로 입에 넣고 음미하며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한 조화로운 맛의 세계를 누리는 게 관람을 만끽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