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잘 안 듣는다는 것은 다른 음악에 비해 즐기지 않는다는 것이지, 듣기는 한다는 해석이기도 하다.
아이돌 음악(노래)이라고는 트와이스 이후, 거의 내 음악폴더에 업데이트된 노래가 없었다.중년에게는 당연하게도? 아이브니 뉴진스니 하는 그룹은 기사에서나 접하지 아는 노래도 없다. 사실 들어도 귀에 잘 안 와닿는다.
(아! 아이유의 경우, 장르무관 레전드니까 논외다.)
그렇던 나인데, 불과 두 주 전 한 아이돌 그룹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소위 입덕을 했는데, 그 그룹은 QWER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이 그룹의 한 노래로 안내했고, 들어보니 좋아서 어떤 그룹인가 싶어 알아보다가 빠진 것이다.
이 그룹이 다른 아이돌 그룹과는 아주 많이 다른 배경과 스토리 그리고 재미요소가 있는데, 이것은 내가 입덕하게 된 이유와도 같다.
그리고, 간략히 이유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첫째, 밴드 탄생과 구성의 재미있는 배경이야기다.
김계란이라는 유명 운동유튜버의 기획에서 시작되었는데, 이름은 들어봤었으나 내 나이대에는 잘 몰랐던 유명 유튜버/스트리머와 틱톡커, 그리고 일본아이돌 출신보컬의 구성도 매력적이다. 이 한명 한명을 게임에서 파티원 모집하듯 모으는 과정도 재미있고, 멤버들의 개성이 정말 돋보이는 것도 재미있다. 그 와중에 개그캐릭터들이라는 점도 웃긴다.
QWER 인간극장
둘째, 독특한 음악장르라는 점이다.
독특하다고는 했으나, 알려진 장르들이 섞여있는데 처음 접한 노래인 '고민중독'의 경우, J-POP이 결합된 K-POP이라는 점더하기 게임, 애니메이션 등의 서브컬처의 산물로 만들어진 점이다.
이 그룹의 노래들을 듣다 보면 더 다양한 장르들이 섞여있는데, '대관람차'라는 노래의 경우,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아하는 그룹인 '델리스파이스'의 음악을 떠올린다. '마니또'의 경우, 독특하면서도 익숙하기도 하고...
이렇듯 그룹이 전형적인 ROCK밴드의 구성인 드럼, 기타, 베이스 그리고 보컬(2nd 기타)의 구성을 하는 걸밴드라는 것 자체도 재미있는데, 이런 ROCK기반의 밴드음악과 아이돌 음악의 퓨전이 되어 독특함을 더한다.
셋째, 성장형 밴드라는 점이다.
궁극기라는 보컬이 노래를 정말 잘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룹의 리더도 드럼 실력자였지만 전문 음악인은 아니었다는 점, 기타와 베이스는 아예 배워가면서 데뷔했다는 점에서 성장을 보는 재미가 있다.
5월에 각 대학 축제를 돌아다니며 공연을 했는데, 확실히 초반보다 점점 실력이 늘어가는 것이 보인다. 대기업형 아이돌 밴드가 아니고, 프로젝트성으로 만들어져서 육성된 인원도 아니지만 각 개인의 열정과 노력이 더해지면서 확실히 성장을 하고 있다.
사실 위의 내용은 뭔가 그럴싸하게 만든 내가 입덕한 배경일 것이고, 진짜로는 노래가 좋고, 멤버들이 웃기다! 그리고 비주얼도 좋다!
이거면 되었지, 뭐가 더 있으랴.
처음 들은 후부터 어찌나 많이 들었는지, 와이프는 이제 세뇌될 지경이 되었는데, 국내 락밴드는 델리스파이스 이후, 오랜만에 응원을 하게 된 밴드라서 반갑기도 하지만, 중년에 아이돌이라니 싶기도 하고...
델리스파이스 공연 꼭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아~
내가 생각해도 좀 부끄럽지만, 좋은데 어쩌랴!
대한민국 연령대의 중간에 걸친, 아무도 관심없는 오히려 소외된 듯한 나이에 마땅히 응원할 가수가 없었는데, 어차피 애매한 나이라면 임영웅 좋아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QWER좋아하는 게 더 멋지지 않을까 하면서 또 줄기차게 노래를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