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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빌로드 Jun 03. 2024

어느 자가면역질환, 루푸스 환자의 거울명상 1. 불안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다. 살아온 어느 시점, 어느 순간이 그토록 창피하게 여겨진다.

  "그때 내가 왜 그랬지? 진짜 짜증나는 캐릭터, 웃기는 애, 이상한 애."

그저 이불킥 모먼트로 흘릴 수 있는건가? 아닌거 같다. 그리고 그런 이해하기 어렵고,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는 행동들이 불안정애착, 결핍에서 나왔다고 이제는 과거의 나를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그순간의 나는 지금도 문득 문득 떠올라 수치심을 준다. 나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이렇게 떠오르는 감정이나 생각들을 이전에는 그냥 넘어갔었다. 내 마음이 계속해서 신호를 주고 있었는데, 사는게 바쁘다는 핑계로 이래저래 하는 일에 치여 내 마음의 신호를 들을 수 없었다.

나의 마음은 어떤 신호를 주고 있었나?

"느껴봐 네 안에 억눌린 수치심을 느껴봐"

사실 사는게 바쁘다고, 이것저것 할 일들과 삶에 치여 내면의 억눌린 감정을 느낄 시간 따위가 없었다. 더불어 상처받은 사람들의 특징인 감정을 억눌러 온게 습관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도대체 얼마나 불편한 상황들을 어찌하지 못하고 지나왔던 것일까? 생각해보니 매순간이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거의 2~30년. 불편한 감정을 내색하지 않고, 너무 불편하고 괴로우니 그냥 감정을 느끼지 않기로 해버렸던 것 같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괴로운 감정을 느끼면 마음이 너무 힘들어 그냥 내 감정을 무시해 왔다.


불안불안한 마음이 올라올때 보통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 보통은 그 불편한 마음의 상태를 벗어나려고 한다. 적절히 지금의 불안감을 표현하고,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그 상황을 벗어날 방법을 찾는다. 그러나 상처가 많거나 사랑받지 못한 사람들은 마음의 불안감 보다 남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게 중요하기에 상대의 마음에 들기위해 내 마음의 불안감 따위는 보기가 어렵다. 상대가 싫어할까봐 눈치보는 생각이 계속 올라오고, 지금의 불안감 더하기, 상대에게 미움받을까 하는 불안감 하나가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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