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은행에게 돈을 빌려주고 있습니다. 그 돈을 가지고 어떻게 할까요?
지난번 은행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번보다 구체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은행은 자선사업 업체가 아닙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에요.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그곳이 사실은 어떻게 당신의 주머니를 합법적으로 털어가는지, 그 시스템의 설계도를 낱낱이 보여드리겠습니다. 이걸 모르면 당신은 평생 은행의 시드를 충전해주는 시스템의 노예로 살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오늘 배울 내용의 핵심
1. 은행이 돈을 버는 진짜 원리: 예대마진과 신용창조
2. 대출 상품 뒤에 숨겨진 함정들
3. 우리가 은행을 대하는 자세와 실천 전략
왜 알아야 하는지?
우리는 은행을 '내 돈을 보관해 주는 고마운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은행은 뭐 땅파서 돈버나요? 직원들 월급은 그럼 어떻게 줘요? 은행은 자선사업 단체가 아닙니다. 은행은 '당신의 돈을 빌려다가 더 비싸게 팔아먹는 장사꾼'일 뿐입니다. 제가 은행에 대해서 공격적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청년 예금, 청년 적금과 같은 상품이 우리를 위하는 척 광고가 될 때 약간의 경각심이 들어서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은행의 수익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당신은 저금리 예금에 좋아하고 고금리 대출에 허덕이며 은행의 건물 올리는 데 이바지하게 됩니다. 이 메커니즘을 알아야 비로소 자본주의의 포식자들과 대등하게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맞서 싸울 수 있습니다.
목차
1. 은행의 본질: 돈을 파는 가게
2. 지급준비율: 없는 돈을 만드는 법
3. 예금이라는 이름의 빌려주기
4. 대출의 기술: 당신의 미래를 저당 잡는 법
5. 은행원이 추천하는 상품의 비밀
6. 결론: 은행을 이용하는 포식자의 전략
많은 사람이 은행을 공공기관처럼 생각하지만, 은행은 철저하게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입니다.
이들의 상품은 라면이나 옷이 아니라 '돈' 그 자체입니다.
● 은행은 남의 돈을 싸게 사서 남에게 비싸게 파는 중개업자입니다.
은행은 예금자에게 "돈을 맡기면 안전하게 지켜주고 이자도 조금 줄게"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은행 입장에서 원재료(자금)를 조달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돈을 대출자에게 "이 돈을 빌려줄 테니 높은 이자를 내"라고 합니다. 이것이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입니다.
● 예대마진은 은행의 가장 원초적인 수익원입니다.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 즉 예대마진이 은행을 먹여 살립니다. 당신이 2% 이자를 받을 때 은행은 누군가에게 5~6%로 그 돈을 빌려줍니다. 가만히 앉아서 3~4%의 수익을 챙기는 구조입니다.
이 부분이 자본주의의 가장 큰 사기극이자 마법적인 내용입니다.
은행은 당신이 맡긴 돈을 그대로 금고에 넣어두지 않습니다.
● 은행은 당신이 맡긴 돈의 10%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시 빌려줍니다.
이를 '지급준비율'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100만 원을 예금하면, 은행은 10만 원만 남기고 90만 원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줍니다. 그 90만 원은 다시 누군가의 통장으로 들어가고, 은행은 또 그중 9만 원만 남기고 81만 원을 대출해줍니다.
● 이런 과정을 통해 시중의 돈은 실제 찍어낸 화폐보다 몇 배나 불어납니다.
이것을 '신용창조'라고 부릅니다. 결과적으로 세상에는 실물 화폐보다 훨씬 많은 '숫자상의 돈'이 떠다닙니다. 자본주의가 팽창하는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누군가 대출을 갚지 못하거나 모두가 한꺼번에 돈을 찾으러 오면(뱅크런) 시스템이 무너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은행에 돈을 '맡긴다'고 표현하지만, 법적으로는 은행에 돈을 '빌려주는' 것입니다.
● 예금은 당신이 은행에 주는 무담보 대출입니다.
은행이 망하면 당신의 돈은 위험해집니다. 국가가 5천만 원까지 보호해준다고 하지만, 그 이상의 금액에 대해서는 당신이 리스크를 지는 것입니다. 은행은 당신의 돈을 공짜에 가깝게 빌려 쓰면서 생색은 온갖 미소로 대신합니다.
●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예금은 사실상 마이너스 투자입니다.
물가 상승률이 3%인데 예금 금리가 2%라면, 당신의 돈은 통장 안에서 실시간으로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은행은 이 사실을 절대 강조하지 않습니다. 그저 '안전'이라는 단어로 당신의 눈을 가릴 뿐입니다.
대출은 은행이 가장 공을 들이는 수익 모델입니다.
당신의 신용과 미래의 노동력을 현재로 끌어와서 팔아치우는 행위입니다.
● 은행은 비가 올 때 우산을 뺏는 조직입니다.
당신이 돈이 많고 잘 나갈 때는 저금리로 돈을 가져가라고 사정합니다. 하지만 당신이 정말 돈이 필요하고 위기에 처했을 때는 한도를 줄이고 금리를 올립니다. 철저하게 승자의 편에 서서 약자의 고혈을 짜내는 것이 은행의 생리입니다.
● 복리 대출의 무서움을 알아야 합니다.
예금의 복리는 이자가 붙는 속도가 느리지만, 대출의 복리는 당신의 자산을 갉아먹는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릅니다. 연체 이자율이 높은 이유는 당신을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묶어두기 위함입니다.
은행 창구에 앉아 있는 직원은 당신의 재무 상담사가 아니라 '판매원'입니다.
● 은행원이 권하는 상품은 당신에게 좋은 게 아니라 은행의 실적에 좋은 것입니다.
그들은 매달 채워야 하는 펀드, 보험(방카슈랑스), 카드 가입 실적이 있습니다. 당신의 투자 성향이나 목적과는 상관없이, 본사에서 밀어주는 상품을 당신에게 미소 지으며 추천합니다.
● "원금 보장되면서 수익률도 높아요"라는 말은 거짓말입니다.
세상에 그런 상품은 없습니다. 위험이 낮으면 수익도 낮고, 수익이 높으면 위험도 높습니다. 은행원이 이 진리를 가리고 복잡한 약관 뒤로 당신을 유인한다면, 그것은 오직 수수료를 챙기기 위함입니다.
왜 알아야 하는가?
은행의 구조를 모르면 당신은 평생 '예금하는 개미'로 살며 '대출받는 노예'가 됩니다. 은행은 시스템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거대한 기계입니다. 이 기계의 작동 원리를 모르면 기계의 부품으로 소모될 뿐입니다.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뭐 어떻게 하라고?" 싶으실 텐데요. 아래를 봐주세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 첫째, 은행을 믿지 마십시오. 은행은 당신의 자산을 지켜주는 보관소가 아니라 당신의 자산을 이용해 돈을 버는 비즈니스 파트너일 뿐입니다.
● 둘째, 예금에 전 재산을 묶어두지 마십시오. 인플레이션이라는 도둑에게 돈을 넘겨주는 꼴입니다. 생활비와 비상금을 제외한 자산은 은행 밖의 진짜 자산(주식, 부동산 등)으로 이동시켜야 합니다.
● 셋째, 대출을 받을 때는 은행의 논리가 아닌 나의 논리로 접근하십시오. 금리 비교는 기본이며, 대출 실행 시 발생하는 부대 비용과 중도 상환 수수료 등을 꼼꼼히 따져 은행이 내 주머니에서 가져가는 총액을 계산해야 합니다.
● 넷째, 창구 직원의 추천을 필터링하십시오. 그들이 권하는 상품의 구조를 스스로 이해할 수 없다면 절대 가입하지 마십시오. 모르는 곳에 돈을 넣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기부입니다.
자본주의라는 정글에서 은행은 가장 거대한 포식자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생리를 정확히 안다면, 우리는 그들을 '내 돈을 굴려주는 도구'로 역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은행의 미소에 속지 마십시오. 숫자로 대화하고 냉정하게 판단하십시오. 그것이 생존의 첫걸음입니다.
다음 화에서는 자본주의의 장터를 관리하며 거래세와 수수료로 배를 불리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민낯을 파헤쳐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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