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을 갖자
보통 작업실이라 하면 제가 하고 있는 나무작업실이 있을 것이고 조용히 글을 적는 <글 작업실>, 흙으로 그릇을 만드는 <도자기 공방>, 철을 붙여서 작품을 만드는 <철 공방>, 천을 이용한 <패브릭 공방>, 꽃차나 아로마 차를 만드는 <차 공방>, 가죽으로 지갑이나 신발을 만드는 <가죽 공방> 등등 여러 작업실이 있을 겁니다. 그중에 취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작업실을 갖고 싶어 할 거라 생각합니다.
혼자만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나만의 작품이 완성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매력 있는 공간이 아닐 수없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나무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 했습니다.
그 생각을 처음 한때가 초등학교 때였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우리 집을 지으면서 그렇게 소원이었던 내방을 갖게 된 때이기도 하지만 그 공간은 나의 첫 공방이었습니다.
프라모델 조립이 이루어졌던 곳이고, 새총도 만들어졌고, 여닫이 문 밑에 달았던 호차를 합판에 붙여 스케이트보드도 완성되었던 곳이 바로 제 방이었습니다. 그리고 책꽂이도 만들었습니다. 그땐 드릴이 없어 망치와 못을 이용했지만 꽤 오랫동안 제방에서 역할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웬만한 수공구들이 아버지 창고에 다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건축업을 하셨거든요.
그랬던 어린 시절 제 방을 저의 첫 공방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제 기억에 아마 그때부터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학교 졸업을 한 이후 한참을 잊고 지내다가 제 아이를 낳고 깨달았죠.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 세상이 원하는 것. 이 세 가지의 교집합이 목공이었습니다.
그때 당시 2000년 초반 DIY라는 것에 대한민국 아줌마들이 열광하고 있을 때였거든요.
그렇게 저는 목공을 취미로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몇 개의 나무판으로 길지 않은 시간에 화분을 만들었고 칭찬을 듣게 되면서 '아... 내가 쉽게 잘하는 게 바로 나무로 만드는 일이구나.' 생각이 들면서 옥상에 천막으로 5평 남짓 공간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내 방이 있었지만 옥상 그 공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옥상 문을 열면 위스키 오크향보다 더 향기로웠습니다.
거기서 도마도 만들고 쟁반도 만들었습니다.
하루는 야마하 앰프가 하나 생겼는데 나만의 스피커를 갖고 싶어서 멀쩡한 인켈스피커에서 유닛만 뜯어내서 새로운 디자인의 나무 스피커를 만든 적도 있습니다. 그에 힘입어 사진관 하는 친구가 아이들 방에 필요하다고 해서 카오디오에 원목 케이스를 입혀 보기에도 그럴싸한 미니컴포넌트도 만들어 선물한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새집으로 이사한 친구 거실에 둘 좌탁을 돈 받고 판 적도 있습니다.
그땐 너무나도 미천한 실력이었지만 정성과 그 진지함은 지금 못지않았습니다.
아. 제 이야기는 이렇고. 미루어봐서 그렇듯 작업실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각자 사는 장소가 다르고 생활하는 패턴이 다르겠지만 한 가지는 아마 같을 겁니다. 생각.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다' 하는 생각은 같을 겁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방 하나를 작업실로 꾸미면 어떻습니까? 베란다는요? 다용도실은 어때요?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집 근처 작고 싼 상가는 어떻습니까? 전문적이지 않지만 만든 것을 지인에게 팔아서 임대료 낸다고 생각하면 처음 운영에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러다 조금씩 실력도 판매도 많아지겠지요. 절대 허황되지 않습니다. 생각과 계획만 있다면 발전하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골에 산다면 장소와 크기가 조금 더 자유로워지겠네요.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허가를 받고 번듯한 창고를 지으면 되겠지만
야외의 비바람으로부터 완벽하게 차단된 컨테이너박스는 어떠십니까?
아니면 비닐하우스는요?
시골이면 마당이 있을 테니까 작은 비닐하우스를 짓고 차양과 약간에 단열을 한다면 몇십만 원 안 들이고 번듯한 작업실이 생깁니다. 이 작업실은 여러 사람들이 찾아오는 사랑방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사람들에게 알려야 나중에 뭐가 돼도 되니까요.
이렇게 각자의 공간이 생겼다면 이제는 그곳을 꾸며야지요.
공방의 형태는 달라도 기본적으로 공통되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제일 먼저 공간 한편에 작은 오디오를 놔둘 겁니다.
블루투스 오디오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공방 안에 있는 동안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이 계속 흘러나와야 하니까요. 블루투스는 전화가 온다든지 잠시 유튜브를 본다든지 하면 음악이 끊기거든요. 음악이 끊기면 작업률이 떨어져요. 금방까지 떠오르던 아이디어도 지워지거든요.
그리고 책꽂이와 장식장 같은 벽선반도 몇 개 있어야 합니다.
참고할 관련서적도 많이 봐야 되고 시각적으로 전시할 것도 많으니까요. 그래야 굿 아이디어가 생기죠.
책은 유튜브 영상보다 그때그때 참고할 내용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일 많이 쓰는 작업대.
제일 중요한 작업대가 있어야 합니다. 작업대는 서랍이 많고 넓은 것이 좋지만 전체 크기에 비례하는 것이 어울릴 겁니다. 서랍에는 필요한 여러 소품들을 넣어놓아야 적소적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쁘고 눈에 띄는 벽시계도 꼭 하나 있어야 합니다.
작업실에서 무언가를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테니까요.
이렇게만 하면 나만의 작업실의 기본은 갖춘 겁니다.
이제부터는 분야별 필요한 것들이 있어야겠네요.
가죽, 도예, 차, 패브릭등 전문적으로 필요한 것들 말입니다.
여기까지 지출금은 별로 안 들 겁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좀 있어야 합니다.
전문 공방을 하려면 경우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공기와 물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고 돈이 좀 있어야 해요. 하지만 부담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전문공방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나무공방을 예를 들어 말씀드릴게요.
근본적으로 목공이라 하면 나무를 자르고, 나무를 붙이고, 나무를 다듬고. 이 세 가지가 제일 기본입니다.
이 세 가지만 잘 이루어지면 목적을 이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큼의 성취감을 갖겠냐에 따라서 나무를 정밀하게 자르냐? 정밀하게 붙이냐? 정밀하게 다듬냐? 가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백화점에 납품할게 아니잖아요?
일단 내 만족이고 스스로 만드는 원리를 깨닫는 것이고 성취감을 얻는 것이잖아요.
차츰차츰 완성도는 자연스럽게 올라갈 겁니다.
처음엔 그렇게 시작하다가 조금씩 기술도 발전하고 공구도 발전하는 거죠~~.
좀 과장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무튼 중요한 것은 처음이고, 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한면
목공에 있어서 나무를 자를 때는 여러 종류 기계가 있겠지만 처음에는 단연코 충전직쏘를 추천합니다.
그리 위험하지도 않고 그리 어렵지도 않으니까요. 단 정밀도가 조금 떨어질 뿐이지 자르는 전동공구 중에 제일 조용하고 그 용도에 충실합니다.
그리고 나무를 붙이는 용도의 충전드릴.
드릴은 처음부터 과감하게 두 개를 추천드립니다. 모양은 같지만 용도가 다르게 사용됩니다. 그래서 꼭 두 개를 추천합니다.
마지막 나무를 다듬는 사포. 사포는 소품일 때는 손으로 하는 것이 효율적이지만 덩치가 커지면 취미가 노동이 될 수 있으니 전동사포를 추천합니다. 전동사포도 충전용을 권해드립니다.
이렇게 3단계를 적당히 거치면 목공작품이 나옵니다. 물론 다듬은 이후 코팅도 이루어지면 좋지만 처음부터 팔 것도 아니고, 화학이니 친환경이니 여러 방법이 있고 어디까지나 개인취향이다 보니...
저는 학생들과 목공수업을 할 때 자신감을 주기 위해서 위 세 가지만 잘 다루면 장롱도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비용도 많이 들지 않습니다. 유명메이커로 모두 구입한다고 쳐도 50~70만 원 정도면 충분하다고도 덧 붙입니다. 그리고 같은 메이커 같은 볼테이지로 구입해야 배터리 혼용이 가능합니다.
저는 이렇게 나무공방을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시간과 장소 마음만 있다면 큰 비용 없이 얼마든지 즐길 수 있고 나아가서 수익도 키워 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더 늦기 전에 목공을 취미로 시작해 보시는 게 어떴습니까?
내년이 정년이신 한 교장선생님이 학생들 목공 체험하는 것을 보시고 같이 어울려 작업하시더니 적성을 너무 늦게 찾은 것 같다 하고 말씀하신 게 생각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