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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효 Jan 08. 2024

새해를 맞이하는 법:새해에는 새해의 태양이 뜬다.   

2024년 광화문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법

2024년 청룡의 해, 갑진년이 밝았다.


1월 1일을 맞이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카운트 다운을 하고 새해 첫 일출을 보러 인왕산에 올랐다. 작년까지는 새해 카운트다운을 한 후 여유롭게 일어나 떡국을 먹었는데, 올해는 새벽 5시로 알람을 맞추었다. 인왕산은 종종 가던 곳이지만, 연말에 이례적인 폭설이 내렸던 만큼 아이젠과 장갑, 모자, 핫팩을 챙기고, 나눠먹을 간식도 야무지게 챙겼다.

광화문광장의 2024 카운트다운 현장


인왕산에서 새해 일출 보기

6:00 AM

인왕산은 보통 경복궁역에서 출발하지만, 이번엔 인왕산 정상까지 거리가 더 짧은 무악재역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세 시간쯤 눈을 붙이고 일어나 미리 챙겨놨던 가방을 메고 나왔는데 택시가 잡히지 않았다. 간밤에 광화문광장 행사로 인한 차량 통제 때문이었을까, 결국 노선을 바꿔 3호선 전철을 탔다. 이른 아침임에도 사람들이 많았고, 나와 같이 등산복을 입은 사람도 몇몇 눈에 띄었다.

아직은 어둑한 하늘과 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


6:15 AM-7:15 AM

녹지 않은 눈으로 등산길이 꽤나 미끄러웠으나, 아이젠을 껴서 오르기가 한결 수월했다. 산을 잘 타는 친구가 선두에 선 덕분에 우리는 빠르게 정상에 올랐고 범바위 쪽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인왕산 정상은 금세 새해 첫 일출을 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 찼다. 서울 전경이 한눈에 담기는 풍경을 바라보는데, 어둑했던 하늘이 점점 밝아졌다. 정상에서 서있으려니 바람이 꽤나 차가웠다. 친구가 가져온 핫초코를 홀짝홀짝 마시며 몸을 녹이고, 챙겨 온 곤약젤리도 나누었다.

날이 밝아오면서 드러나는 또다른 산들의 풍경도 멋있다


7:47 AM  

2024년 1월 1일 기상청 일출시간은 7:47AM이었다. 하늘이 밝아졌지만 여전히 붉게 빛나는 해는 보이지 않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산에 올랐다는 성취감과 새벽 공기만으로도 충분히 상쾌한 상태였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빠른 하산을 하기로 했다.

발 디딜 틈 없는 사람들을 뚫고 하산을 시작했는데, 일제히 들려오는 탄성에 고개를 돌리니 붉게 빛나는 해가 산등성이 너머로 떠오르고 있었다. 선명한 태양과 구름이 어우러진 모습이 장관이었다. 잠시 멈춰 서서 떠오르는 해를 보며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과 건강, 안녕을 빌었다.

2024년 새해 첫 해가 떠올랐다. @hyo


8:30 AM

산 중턱쯤에서 다 같이 사진을 하나 남기기로 했다. 옹기종기 모여서 찬찬히 주변을 보는데 드넓은 하늘 아래 올해의 해와 작년의 달이 한 하늘에 공존하고 있었다. 오늘은 이렇게 어제의 달을 배웅하고, 어제는 오늘의 해를 맞이하는 것이겠지. 매해 작년와 올해를 잇는 1월 1일 일출을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의 해 끝에 작년 달이 걸렸다.


새해맞이 루틴: 스타벅스 찍고, 교보문고 들리기

하산 후에는 새해맞이 떡국을 먹었다. 2020년에는 비행기에서 새해를 맞이하며 기장님과 승무원, 주변 승객들과 함께 Happy new year! 를 외쳤다. 2022년 임인년 맞이로는 대공원에 호랑이를 보러 갔고, 2023년에는 새롭게 개장한 광화문광장에서 카운트다운을 했다. 이와 별개로 새해 첫날 하는 루틴이 두 가지 있는데, 교보문고에서 올해 읽을 책을 사는 것과 스타벅스의 새해기념 MD를 사는 것이다.


스타벅스에서 만나는 청룡  


스타벅스에서는 새해가 되면 12 지신을 모티브로 하는 MD가 출시된다. 재작년은 호랑이, 작년에는 토끼해로 해당 띠인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선물했다.(귀엽고 의미도 있어서 다들 좋아했다.) 오후가 되어 가까운 스타벅스에 갔더니 금빛으로 빛나는 용 머그컵이 있었다. 청룡이 그려진 스벅카드는 충전하여 부모님께 새해 기념으로 드렸다.


교보문고에서 만나는 픽션


새해 가장 붐비는 장소 중 한 곳은 서점이 아닐까. 12월 31일에도 교보문고를 갔는데, 하루 사이 2023년 베스트셀러였던 '세이노의 가르침'이 품절되어 있었다. 종합 베스트셀러 코너에는 대부분 자기 계발적 성격을 가진 책들이었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책이 유일하게 10위에 선정되었다.

무슨 책을 고를까 하다가, 올해 첫 책으로 논픽션 대신 '픽션'을 택했다. (12 지신 중 '용'만 유일하게 상상의 동물 아니던가!) 민음사에서 출판하는 문학잡지 '릿터 Littor'도 샀다. 책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가끔은 책을 사는 행위에서 끝이 날 때도 있는데, 올해의 첫 책은 꼭 완독 해야겠다.

 



활자화되는 글에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에는 브런치에 한 달에 최소 1개 이상의 글을 쓰겠다는 소박한 목표를 세웠다. 다음 메인이나 브런치에 글이 소개될 때마다 조회수 알림이 동기부여가 될 때도 있었고, 응원에 힘이 나기도 했다. 브런치에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글을 읽는 것도 재미있었다. 올해는 꾸준함을 근력으로 조금 더 부지런히 글을 쓰고 싶다.


작년 한 해 부지런히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청룡의 기운을 가득 담아, 2024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 :)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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