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숙희 Dec 04. 2023

푸른 부안 청자 서포터즈

(명인 경강 최인호 선생님 작품)


 부안 청자박물관에서는 분주한 움직임들이 있습니다. 푸른 부안 청자 서포터즈의 출품 전시회를 준비하는 중입니다. 전시실에 진열된 하늘빛 상감청자는 저마다 은은한 비색과 아름다운 문양을 입고, 그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미스코리아들의 출중한 아름다움이 있다면, 청자의 아름다움 또한 결코 뒤 질 수 없는 고고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출품 전시회에 선발된 청자는 보는 이의 눈을 매혹시키며, 입으로는 감탄사를 연발시키기에 그 몫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혼자 감상하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족과 지인들을 초청하려고 합니다.

◉ 전시기간: 2023년 12월 19일~ 2024년 3월 30일까지, 부안 청자박물관

 

녹음(綠陰)이 짙어가는 푸른 5월이었습니다. 초여름이 시작되는 계절이라 그런지 더위가 피부에 조금씩 느껴졌습니다. 전북 부안군 남부안소생활권 추진 단에서는 부안고려청자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취지에서 청자 서포터즈를 결성하였습니다. 마을 주민 15명은 자발적으로 이일에 나섰습니다. 이에 따른 순수한 동기가 관심을 끌게 하며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부안청자 박물관 한정화 학예사님은 비밀창고인 수장고를 열고, 청자 서포터즈에게 고려청자를 소개했습니다. 파편에 새겨있는 여러 상감기법 문양을 보는 순간 매혹적인 아름다움에 가슴은 뛰고 말았습니다. 천년동안 숨 쉬고 있었던 푸른 비색 고려청자 이야기에 마을 주민 모두가 정신없이 빠져들었습니다. 천 년 전의 있었던 도공들의 삶이 바로 눈앞으로 다가와 있었습니다. 수장고에 보관된 상감기법 고려청자 파편들은 천년의 역사를 품은 채 현재 진행형으로 아직까지 살아 꿈틀대는 것 같았습니다.

 

청자의 역사는 중국 송나라 때  영향을 받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중국에는 푸른 옥이 귀해서 흙으로 옥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바로 중국인들이 처음 제조한 청자가 됩니다. 그때의 고려인들은 하늘빛 닮은 고려청자를 독자적으로 개발했었습니다. 이러한 고려청자의 아름다운 빛에 반한 중국인들은 모두가 열광했고, 송나라 사신들은 ‘고려의 푸른 비색청자를 천하제일’이라고 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때요? 고려시대 도공들이 너무 자랑스럽지 않나요? ”

 


매주 월요일은 부안도요에서 청자를 만드는 날이었습니다. 청자 서포터즈는 상감청자 명인이신 최인호선생님 지도하에 상감청자 만들기 수업에 매진하였습니다. 습하고 맹위를 떨쳤던 올여름이었습니다. 흙이 마를세라... 냉방을 할 수 없던 여건 속에서도 최인호선생님과 청자 서토터즈의 열정은, 청자를 빚어내는 데에만 최선을 다했습니다. 처음에는 청자를 만든다는 설렘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명인 선생님 덕분에 5개월에 걸쳐 청자동아리 회원들의 작품은 둥지에서 알을 깨고 나와 드디어 출품전시회에 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푸른 부안 청자 포터즈의 할 일은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비단 부안 청자 서포터즈의 몫이라고만 하기에는 인원도 재정도 너무 열악한 환경입니다. 찬란한 문화유산인 고려 상감청자 앞에 국민의 생각과 관심의 온도는 과연 몇 도에 머물러있는가요?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귀한 유산을 후손들에게 계승해야 될 의무는 국민모두가 함께 동참해야 할 몫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고려청자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을 국민의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그 마음을 얻고 싶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보석 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