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를 가두고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역사는 나를 가두고 있다. 역사 속에서 태어나 역사 속으로 사라질 나의 삶이 비통하다. 나의 모든 행동들이 역사에 의해 평가되고 나는 역사 속에서 사유의 배를 타고 떠날 수 없다.
역사에는 탈출구가 없다. 시간은 절대적으로 나를 지배한다. 역사에 갇힌 나는 그것이 허락하는 작은 한 조각의 자유만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문화가 나를 가두고 있다. 내가 문화에 젖어들지 않자 그것은 나를 가두기로 결심한 모양이다. 이 문화는 나에게 많은 것들을 요구하는데, 가장 끔찍한 것은 나로 하여금 어떠한 생각을 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몇몇 집단 간의 갈등 따위에 에너지를 빼앗긴다. 왜냐하면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들 중 어딘가에 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속하기를 거부하자 문화는 나를 '속하기를 거부한 자들의 집단'에 나를 몰아넣었다.
나는 이런 식으로 강요되는 생각에 피로해 정작 필요한 생각을 하는 데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다. 나의 철학이 완전하지 못하다면, 문화는 일정 부분 그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문화는 그럴 생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