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에는 연민으로 대하기
오후4시 즈음, 간식을 사러 편의점에 갔다.(도보 2분 거리)
샌드위치, 카스테라같은 간식을 사왔는데, 도착해보니 사온 카스테라가 유통기한이 어제까지였다!
짜증이 올라왔지만 어쩔 수 없이 카스테라를 들고 다시 편의점으로. 유난히 날씨가 습하고 해는 뜨겁다.
마침 초등학생들 하교시간이라서 편의점이 붐볐다.
계산해주시는 분은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한 아주머니.
이러이러해서 환불을 원한다고 말씀드렸더니 부분취소에 난색을 표하신다.(부분환불은 아주 어렵다고 한다.)
내 뒤로 줄이 생겨서, 다른분들 계산 먼저 해드려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줄이 없어지기까지 몇분을 기다렸다.
그 사이 아주머니께서는 치킨을 꺼내어 소스를 뿌리고, 계산하고, 슬러시를 컵에 따라 주고, 계산하고. 1+1을 놓친 꼬마아이에게 하나 더 가져오라고 이야기하고. 엄청 바쁘시다.
아주머니의 바쁜 모습을 보니 짜증이 누그러진다. 스무살 때, 나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다시 둘만 남은 편의점, 아주머니께서 사장님과 통화하고 영수증을 보며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1+1 사과쥬스를 계산대로 가져왔다. 모든 계산을 마치고 아주머니께서 죄송하다고 사과하신다. 폐기 빵을 치우지 않은 책임이 아주머니에게만 있지는 않을텐데, 사과는 그 자리에 있는 사람 몫이 된다.
나오며 아주머니께 사과주스 하나를 드리며 수고 많으셨다고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미안한 듯 웃으시며 사양의 손사래를 치셨지만 인사하고 나왔다.
어쩌면 짜증나는 일이었을 수 있는 사건이지만, 조금의 연민이 아주머니와 나의 하루를 기분 좋게 만들어준 듯 하다. 과거에 내가 겪었던 힘든 상황을 누군가 겪고 있다면 그때의 나를 떠올리는 것.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사람이 나와 같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 만으로도 상황은 훨씬 견딜 만 한 것이 된다. 내가 힘든 상황을 겪을 때, 누군가 나에게 연민을 베풀길 바란다. 사과주스와 샌드위치는 더 맛있었다.
"원칙은 큰 일에나 적용할 것, 작은 일에는 연민으로 충분하다" -알베르 카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