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먹고 살 방법이 있겠지

시골에서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by kim

강원도 평창에 살면서 사무직으로 근무한지 9년차.

시골은 일자리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들 하는데, 감사히도 나는 일자리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높은 노동강도와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적으로 무너지기도 하고, 몸이 망가지기도 했다. 업무가 바쁜 시기에는 시골에 사는 행복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집-회사의 반복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어떤 계기로 인해 나의 시간,건강과 돈을 교환하는 이 거래에 대해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내 답은 나에겐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한 개인이 자립하여 살아가려면 경제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어떤 경제활동을 통해 얼마의 소득을 가져올 것인가는 각자의 삶의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의 영역이고, 나는 많은 돈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었다. 명품에 관심 없고, 집순이에, 술도 안 마시고.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품목이라곤 과일과 책 정도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돈을 많이 벌 때 더 많이 소비했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지금은 잘 하지도 않게 된 플스를 사거나, 끝까지 못 본 강의를 구입하기도 했다. 그러느니 애초에 돈을 적게 벌고 적게 사용했더라면 좀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이런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시골에 사는 사람의 특권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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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나 한 권 들고 무작정 나온 공원.


더이상 나의 삶을 필요 이상의 돈과 교환하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맞이한 주말은 너무 행복했다. 현관문 밖을 나서면 마주하는 산과 밭과 논과 강. 동네 공원에 돗자리와 책 한 권, 책이 지루할 때 즈음 수놓을 자수거리와 바늘겨레를 챙겨 나간다. 잔디밭 그늘 한 켠에 돗자리를 깔고 책을 읽다가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잠깐 잠이 든다. 아무런 부담감도 소음도 없다. 나른하고 평온하고 평화로운 주말이다. 앞으로는 꼭 이런 주말을 보내야겠다고 다짐한다.


KakaoTalk_20250613_125647817_02.jpg 공원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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