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도 모르면서 그냥 가는 걸 직진 본능이라 하나요?
지도를 보면 방향부터 잡고 걸어야 하는데 ‘음 아마 이쪽 같아 느낌이 좋아’ 이러면서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편은 저의 항상 확신에 찬 태도에 매번 당합니다. 쓰고 보니 살짝 민폐 습관이네요?
아마도 은연중엔 전 그냥 가고 싶은 길을 가길 원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저는 같은 곳을 가더라도 다른 길로 가기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산책을 좋아하기도 하지요.
출근을 하든 평소 자주 가는 곳이라 해도 정말 갈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모두 체험해보고 싶어 합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가구배치도 종종 바꾸길 좋아합니다)
우선 그냥 재밌어요. 어머 여기에 이런 집이 있네! 어머 여기 이런 게 생겼네. 어머 이런 길이 있었어? 어머 여기로 가면 여기로 이어져?
그래서 골목골목이 많은 동네를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신도시 같은 경우 걷기엔 쾌적한데 그런 새로움이 좀 아쉽달까요?
이리저리 거닐기는 살짝 예상치 못한 놀라움과 즐거움을 주어 제 성향에 잘 맞으면서도, 걷기라는 행위가 주는 정신적 평온함과 안정감이 저에겐 큰 행복으로 다가옵니다.
불안한 기분이 들 때 갈피를 못 잡겠을 때 제 발걸음이 이런 부분을 해소시켜 주고 그걸 넘어 기운과 생기가 돕니다.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그저 발길따라 가는 것이 재밌고 즐거운 일이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았더니 스스로가 스스로를 치유하고 보듬는 일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