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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TAX Dec 25. 2022

"공모전"의 추억 2

광탈은 예상된 것이지만, 그래도 재미있었습니다.

    바로 이전 글인 "공모전"의 추억 (brunch.co.kr) 과 이어지는 글입니다.


    제 친구 사이비도사가 어느날 친구카톡방에 다름과 같은 링크를 공유한 적이 있습니다.


    동학농민혁명 스토리(웹툰, 웹소설) 공모전 (xn--ob0b30gn4bp0j84acg11gs3u6xl0mxnljx2b.kr)


    당시 카톡방에는 웹툰작가지망생인 친구가 있는데, 현재도 웹툰형식으로 다이어리도 작성하고 도전웹툰에도 다수 도전하는 친구입니다. 그 친구에게 동학농민혁명 웹툰 공모전이 있고, 최대 상금이 3,000만원에 달하는 엄청난 대회였습니다. 보통 공모전이 천만원 이내의 상금, 대신 출판지원 등이 부수적인 부상이었던 것에 비하면 역시나 지자체는 통이 참 큽니다.


    그러나, 그 링크에 낚인건 웹툰작가친구가 아니라 저였습니다. 학창시절때부터 사무관 시험 준비까지 저를 힘들게 하였던 역사, 한국사. 역사공부를 잘 못했으나 당시 어마어마한 상금은 저를 고민하게 할 만한 큰 돈이었던 것입니다.


    문제는 제가 소설을 완성해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통상의 출판물 소설은 자주 읽었으나, 웹소설은 잘 읽지 않았는데, 그러한 사람이 웹소설 대회를 나가는 것은 굉장한 도전이고, 무모한 도전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주제는 역사, 그리고 동학농민운동.


    저는 어느정도 사료를 준비하고, 스토리를 짠 다음 주변에게 반 농담식으로 플롯을 공유했습니다. 


    당시 공유한 플롯은 다음과 같습니다



동학농민혁명 성공해서 동학 사상을 국교로 하는 세계스마트농업 주도국가 대동농국, 이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친 대한민국의 평행우주에서의 우리나라이다. 희귀 씨앗종자 보유국인 한국은 전세계 식량보급에 있어 인간을 소중히 하는 문화를 함께 보급하는 평화주의 국가였다. 10억년의 지구평화를 파괴하고자 하는 육식주의 고대우주마인의 침략이 있기 전까진…


과연 대동농국의 대농령, 문석열은 지구평화를 위한 이천쌀 어퍼컷으로 우주마인의 위협에서 지구를 지킬수 있을것인가? 세계수의 종자만이 지구를 지킬수 있다는 문석열의 영원한 라이벌 농림부영의정 윤재인과 사랑의 힘을 합쳐야 세계수의 씨앗이 지구에 움틀수 있다!!


동학농민혁명의 영광을 이은 동학지구혁명군의 마지막 사투


    많이 듣던 이름이 있는 것은 사실 농담이고, 저 공모전의 주제가 "동학농민운동"이고, 시대적 배경은 동학농민운동이 있던 장소로 하여야 한다는 것 외에는 어떠한 제한이 없었기에 저는 판타지와 공상과학, 정치, 사랑, 그리고 대체역사를 마구잡이로 섞은 플롯을 짰던 것입니다.

   

    플롯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에게 "ㅋㅋㅋㅋ" 등의 피드백을 주었는데, 사실 제 친구 카톡방에 있는 웹소설과 웹툰을 어마어마하게 읽는 친구에게 찾아가 플롯과 직접 쓴 1, 2화를 보여주며 이야기 했습니다.


    제 친구의 피드백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장르를 줄여라. 너무 산만하다.

    2. 대체역사를 쓰려면, 역사를 일단 빠삭하게 알고, 역사가 바뀌게 될 계기와 그 정당성을 마련해야 한다.

    3. 정치는 좀 빼라

    4. 대체역사를 할거면 대체역사만 하고, 공상과학을 할거면 공상과학을 해라

    5. 아무리 고민해도 아니다. 근데 해보고 싶으면 일단 써라


    입니다.


    저는 정치는 사실 농담이었으므로 쉽게 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한 동학농민운동 주제의 소설은 김옥균이 죽지 않고 전봉준이 동학농민운동에 성공했다는 가정을 통해서 이야기를 썼던 것입니다.

만약 김옥균과 전봉준이 만났다면..

김옥균의 갑신정변이 성공했다면..... - 전쟁역사 - 밀리터리 프로젝트 ; Military Project (daum.net)


사료를 모으며 찾은 링크이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저 두가지 WHAT IF, 즉 김옥균의 갑신정변 성공, 김옥균과 전봉준이 죽지 않고 만났을 경우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궁금해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친구의 조언 5.만 듣고 무작정 완성을 위해 달렸으나, 시간관계상 사무관 시험과 겹쳐있어, 사실 중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사무관 응시를 하였고, 현재 시험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던 와중, 동학농문운동 웹소설 당선작이 발표되었고, 저는 절반의 아쉬움과 절반의 부러움으로 당첨 결과를 확인하였습니다.



    바로 이전 글 "공모전"의 추억 (brunch.co.kr) 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대상은 요즘 유행하는 이세계 환생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주인공은 현실세계를 살다가 전봉준이 활동할 당시로 환생하게 되었고, 녹두장군을 호위하는 무사로 살게 된 것입니다. 아마 엔딩은 실제 역사대로 동학농민운동이 실패하였거나, 주인공이 환생하여 전봉준을 열심히 지켜내어 동학농민운동을 성공하였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당선작이 발표되고 나서, 저 또한 저런 아이디어를 충분이 생각해 냈을 가능성이 있었는데, 장난삼아 쓴 플롯에 갇혀 더 쉽게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상과학과 대체역사를 섞는 개고생의 시작을 해버렸고, 역시나 미완성인 상태로 작품을 마무리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물론 대상작을 나도 쓸 수 있었다는 자만이 아니라, 장르를 줄이라는 제 친구의 조언을 귀담아 듣지 않아서 이런 일이 생겼다고 후회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입상에는 들지 못했는데, 이번 공모전 준비와 바로 전 글에서 생각한 바와 같이 저는 소설을 쓰는 것도 상당히 재미난 작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기한이 정해진 글쓰기를 해야 머리속을 정리하며 직접 제작을 하게 된 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저 공모전이 끝난 이후 저는 사이비도사 소설과 동학농민운동 소설의 완성은 한참 뒤로 우선순위가 밀리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끝으로, 기회가 되면 두 소설을 완성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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