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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로베리 Apr 12. 2024

성장통

[육아해우소 (34)]

# 아픔이 있어야 성장한다는 것


야외활동이 많아진 17개월 하빈이.

오전, 오후 하루에 두 번씩 바깥에서 뛰어놀았다.

친구들을 만나 키즈카페 투어도 다니고.

그러다 주말부터 이유 없이 열이 나기 시작했다.

열은 해열제를 먹으니 하루 만에 떨어졌지만

열이 다녀간 자리에는 콧물과 기침이 찾아왔다.

그렇게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약을 먹고 일주일이 좀 지나니 콧물 기침이 뚝 떨어졌다.

콧물감기로 입맛도 없어지고 루틴이 깨져버린 탓에

하빈이도 나도 남편도 지쳤는데 ‘아 이제 살겠다’ 싶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또다시 찾아온 토요일 아침부터 고열이 나기 시작했다. 열이 떨어지는가 싶으면 다시 고열이 나길 반복.

꼬박 이틀을 고열에 시달리다 열이 잡혔다.

그런데 그날 밤, 하빈이가 잘 자다가 한밤중에 울고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하빈이의 모습에 당황하지 않는 남편도 당황했고 무슨 영문인지 모르고 한참을 달래 재웠다.

그렇게 밝은 월요일 아침, 남편이 연차를 내고 셋이서 병원을 갔다. 의사 선생님은 하빈이 목구멍을 비출 테니 나보고 확인하라고 했고, 목안에는 하얀 고름들이 가득 차 있었다. ‘목이 아파서 울었구나!’ 갑자기 미안함이 몰려왔다. 수족구가 의심된다고 피검사를 했고, 다행히 단순 목염증이었다.

변덕스러운 하노이 날씨와 나쁜 공기질 때문이었다.


남편은 말했다.

하빈이가 아플 때마다 성장하는 걸 보니까

어른이나 아이나 아픈 게 성장을 위해 성장통을 겪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꼭 나쁜 것만은 아니구나라고 느꼈다고.


솔직히 나는 하빈이가 아프면 안쓰러운 것도 있지만

루틴이 깨져버리면 아픈 기간 동안 온 가족이 힘들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에 ‘아 어떻게 버텨내지..’하는 마음이 앞선다. 그래서 남편의 저 말을 듣고 반성했다. 피곤하다고 짜증내기 전에 다시 한번 되새기자.


하빈이의 성장통이 곧 우리의 성장통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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