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나보다 3살이나 어린 동생이지만 나보다 3살은 아니 10살은 더 많은 언니 같다. 언제나 나의 편에 서서 나에게 아낌없는 칭찬을 주는 친구이다.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도 모두 그 친구의 뭉근한 떠밀림, 넛지 덕분이다.
"언니, 언니는 글을 써야 해. 언니가 안 쓰면 누가 써. 언니랑 찰떡이야. 언니는 그동안 엉켜놓은 실타래를 이젠 풀기만 하면 돼. 언니 잘할 수 있어. 역시 언니야. 언니가 잘 해내줄 알았어. 우리 언니 너무 멋지다."
우리 언니, 우리 언니, 우리 언니.
'우리'와 '언니'는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단어이다. 그 두 단어의 결합이라니... 그것의 시너지는 행복, 그 자체이다. 그녀 덕분에 그 단어가 더 좋아졌다.
나에게 '우리 언니'라는 단어는 에너지이고 힘이다. 왠지 모르게 그 안에는 믿음, 사랑, 지지, 응원, 위로, 용기, 희망이라는 따수운 감정들이 모두 섞여 내 마음을 풍만하게 채워주는 것만 같다.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른 느낌, 사랑받고 있다는 설렘도 가득하다.
무척이나 따뜻하고 다정한, 나에게 봄날의 햇살 같은 친구는 나 대신 울어주고, 나 대신 고민해 주고, 나 대신 웃어주고, 나 대신 기뻐해주는 존재이다. 때론 거침없는 조언으로 그녀는 직격탄을 날리기도 한다. 마치 언니처럼... 하지만 나는 그것이 싫지가 않다. 그녀의 큐피드 화살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사실 우린 아이들 어린이집 학부모로 만난 사이다. 자연스럽게 아이들과의 관계를 떠나 '너와 나'의 이야기로 마음을 열게 되었고, 추구하는 인생관과 결이 비슷하였기에 쉽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 완벽한 외향형이 "E"와 내향형인 "I"와의 만남! 비슷하면서도 다른 성격과 취향은 서로에게 힘이 되는 동아줄처럼 이어져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스폰지처럼 잘 스며드는 우리다. 그녀는 나를 웃게 만들고, 그녀 덕분에 나는 웃으며 어느새 의지하며 한 동네에서 살아가고 있다. 몇달에 한번, 볼까 말까하지만 만나는 횟수는 중요하지 않다. 언제라도 스스럼없이 연락할 수 있는 친구, 나의 든든한 지원군이 내 마음에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의 흐렸던 마음이 아주 오래간만에 만난 그녀의 밝음 덕분에 "맑음"이 되었던 하루였다.
봄날의 햇살같은 나의 친구에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