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없이 살아도 유튜브 없이 살 수 없는 세상이 됐다. 눈뜨자마자, 지하철에서, 차 안에서, 식당에서 장소를 불문하고 유튜브를 본다. 겨우 걸음마를 뗀 아기부터 백발노인까지. 남녀노소, 세대불문 휴대전화에 고개를 박고 있다. 예전에는 소파에 앉아 채널을 정해서 TV를 봤다면, 지금은 각자 취향에 맞게 유튜브 채널을 본다. 하나의 플랫폼이 사람들의 생활패턴마저 바꿨다.
더불어 '쇼츠' 덕분에 집중력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예술작품 하나를 감상하는 시간이 12초였는데 지금은 불과 8초밖에 안된다고 한다. 시간을 내서 미술관을 가는데 작품 하나를 10초도 보지 않는다니.. 반면 현대인이 유튜브에 소비하는 시간은 일주일 중 하루 정도라고 한다. 하루를 유튜브에 버리는 것이다. 좋은 쪽으로 소비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재미와 흥미 위주의 콘텐츠로 시간을 쓴다. 그렇게 생각하면 시간이 많이 아깝다.
그렇다고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어떤 정보를 찾을 때 인터넷 검색을 통하는 것보다 유튜브가 빠르다. 간신히 MZ세대에 껴있는 나는 아직까지 인터넷 검색을 많이 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유튜브로 찾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유튜브에서 못 찾는 내용을 검색하는 쪽으로 행동패턴이 변했다. 이렇게 자연스레 유튜브는 내 생활 속에 스며들고 있었다. 다만 모르고 있었을 뿐.
그래서 유튜브를 시작하기로 했다. 2년은 미루고 있던 일이다. 전업 유튜버가 되진 않겠지만, 곧 백수가 되는 입장에서 현시대를 지배하는 플랫폼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를 느꼈다. 유튜브를 배우기 위해 유튜브에서 탐색을 시작했다. 비슷한 콘텐츠가 수천 개다. 지금이라도 시작하는 것이 옳다는 확신이 드는 시간이었다. 뭐든지 레드오션이라고 할 때가 블루오션이다. 이 말의 깊은 뜻은 아는 사람만 알겠지만.. 유튜브를 뛰어넘는 플랫폼이 나오지 않는 한, 유튜브 시장은 점차 커질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여하튼, 보는 것 말고 해 보자는 생각으로 1시간 정도 유튜브를 보고 따라 했다. 그렇게 조금 전 1분가량의 쇼츠 영상을 만들었다. 당연히 퀄리티는 떨어지지만 일단 올려보기로 마음먹었다. 브런치도 그런식으로 시작했으니까. 또 그전에 블로그를 시작할 때도 그랬으니까. 유튜브를 보는 사람이 아닌 하는 사람으로 정체성을 바꿔보겠다. 당장 일주일 뒤에 그만둔다고 해도 경험하고 안 하고는 차이가 있으니까. 이렇게 또 오늘 하루 열심히 했다 자기 위로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