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KBS에서 방영한 '100년의 기업' 프로그램, 서민갑부, MBC 성공의 비밀 등등
콘텐츠를 보며 어떻게 하면 실패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실 끝까지 본 건 하나도 없다.ㅎㅎ)
그중에 한 가지 개념이 여기 나온 사람들은 일을 다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서 '그건 당연하지 않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아니면 아예 생각이 없거나....
아마 회사를 벗어나서 뭔가 스스로 해보려고 한 사람들은 느낀 점 중에 하나가 정말 무척 할 것이 많다는 점일 것이다
뭐 하나 하려고 해도 쉬운 게 없다.
창업을 생각한다면 사업자등록증, 주소, 각종 허가, 채용 공고 등등
거기다가 브랜딩 제품 선정 마케팅 역량 등
이를 직원에게 일을 맡겨 놓았는데, 처리해 놓은 일이 대표 자신의 눈에 영 차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당연한 일다.
본인이 일을 직접 하지 않는 이상은 100% 만족스러운 결과를 받아보기 어렵다.
이건 정말 좋지 않은 예인데,
가끔 다른 대표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직원이 해놓은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며
그들을 험담하거나 짜증을 내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종종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직원이 그렇게 능력이 뛰어나서 대표의 눈에 120% 만족스러운 결과를 곧장 뽑아낼 수 있었다면
더 높은 급여를 받고 더 좋은 직장에 가 있지 않을까?
아니면 프리랜서로 독립하였다거나 개인 사업을 시작하지는 않았을까?
직원의 흉을 보는 것은 결국 본인의 회사 간판과 본인의 얼굴에 침을 뱉는 행위와 다름이 없다.
직원 한 명 한 명이 그 회사의 구성원이고 얼굴이기 때 문다. 모든 인간관계가 마찬가지겠지만, 100% 만족하는 상황은 있을 수 없다.
자식을 낳고 기르는 부모조차도 자식이 사춘기를 겪고 성인이 되어감에 따라 서로 불만이 생기면서 갈등이 생겨나기 마련인데,
가족이 아닌 타인에게는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
그렇다면 직원에게 일을 시키면서 어느 정도 만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본인이 그 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본인이 직접 그 일을 해보았거나 일의 속성을 잘 알고 있거나 아니면
적어도 그 일을 해본 사람에게 충분한 조언을 들은 다음에 일을 지시해야 한다.
말만 들으면 당연히 그래야지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막상 업무 지시를 막연하게 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물을 받아보는 경우가 많다.
대표자 입장에서는 일일이 설명하는 것이 귀찮기도 하고, 직원들이 대표의 마음을 잘 알아서
입안의 혀처럼 행동하면서 꼭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알아서 내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대표자를 잘 따르면서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려는데,
대표자가 애매한 지시를 내리고 결과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사기가 꺾일 수 있다.
한 편으로 대표라고 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알 수 없는 노릇이니..
적당한 지점을 찾아서 사업을 지혜롭게 펼쳐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 또한 처음에는 마케팅 에이전시로 시작을 하면서 하나씩 배워나갔다.
처음에 뭘 알았겠는가?ㅎㅎ 아 정말 애 많이 썼다. 그만큼 시간 투자도 많이 했고..
지금은 이렇게 장황하게 길게 쓰지만 그때 심정은 회사가 작았고,.. 거의 구멍가게 수준이었기 때문에
누굴 뽑으려고 해도 뽑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인이나 친인척을 채용하기에도 내가 부담이 너무 컸다.
내가 지금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누굴 뽑나? 그러다가 망하면 욕만 작살나게 먹는다.
그땐 창업 프로그램 같은 것도 잘 알지 못했고 그저 그 달의 매출이 곧 나의 인건비였기 때문에
투박했지만 간절하게 했다.
그리고 정말 좀 자리를 잡은 다음에는 주변 지인들을 하나둘씩 채용을 했고,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만 사업이 진행됐었기 때문에 당연히 내가 다 알았었다.
그리고 한 눈 팔거나 관심 갖지 않고 일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과 같은 결과가 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이후에 CFO로써 역할을 하기 위해서 정말 틈틈이 강의도 많이 듣고
오프라인 강의도 필요하면 가서 수강했다.
이때도 정말 힘들었다. 부가세 신고조차도 세무사에게 전부 의존했고,
세금이 많이 나오면 그저 깎을 생각만 했을 과거의 내가 있었다.
세금을 부과하는 원리,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떻게 하면 비용처리, 세액공제 등의 방법을 사용할 수 있을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부터 시작을 했다. 지금도 여전히 회계사나 세무사와 지식에선 밀릴 수 있지만
내가 했거나 관심 있는 영역의 기업재무 또는 세금 문제는 그들보다 더 적용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 제도는 계속 바뀌며, 해당 분야에 내가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뭐가 되었든 간에 시간을 갈아 넣으면 (어느 정도는) 된다.
문제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