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할 때 고려해야 할 것들
나이가 찰 수록 취업에 어려운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세계에서 프랜차이즈 개인 창업률이 인구대비 1위라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현실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두렵다. 직종에 따라서는 바로 은퇴를 해야 할 나이에 다다랐지만 그래도 다닐 수 있다면 견뎌야 할지 모르는 현살에서 이직을 고려하는 것이 맞을까?
다르게 바라보면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직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직장 생활을 대학원과 조교 시절이 있어 남들보다 4년 정도 늦게 시작했다. 그러다 32살에 장비회사에 입사했고 10년을 다녔다. 다음 이직한 회사가 지금 다니고 있는 곳으로 올해 9년 차다.
지금 회사에서는 대표님께서 잘 봐주셔서 임원 진급까지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 내가 이직을 고민하는 이유는 이렇다.
이전에 다녔던 장비회사에서도 그렇고 나는 비전 검사기 전문가가 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첫 장비회사에서는 인프라가 없었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가 생길 것이라 생각했고 몇 번의 크지는 않지만 성과도 내면서 나름 보람 있었다. 하지만 관리자 직급에 팀장이 되는 시점에서는 그런 작은 프로젝트를 할 수 없었고 회사에서 메인으로 되는 프로젝트를 해야 했다. 내 목표(비전 전문가)를 바꾸고 회사를 위한 사람이 되어야 할지 목표를 위해 이직을 할지 고민하다 이직을 결정했다. 곧 부장 진급인데 더 늦으면 영원히 할 수 없다는 생각애서다.
그래서 이직한 지금의 회사는 초기에 힘들었다. 장비회사였지만 기존에 있던 본사가 없어지고 새로운 지역에 본사건물이 생기면서 이전이 되었다. 그러면서 기존 검사기 전문 인력들이 모두 퇴사를 한 것이다.
또 혼자 이끌어 가야 할 상황이 되었다. 지금도 그 인프라가 복귀가 되지 않아 임원으로 진급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업무를 봐야 한다. 회사가 경기도에서 외곽이라 그런지 괜찮은 엔지니어 채용도 쉽지 않았다.
그래도 내가 목표로 했던 검사기 분야 임원까지 달아서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최근 대기업의 투자가 지연 또는 철회되면서 내가 있는 검사기본부 매출이 매년 30~40% 감소되었다는 사실이다. 지금 나의 부서를 제조부서와 통폐합하고 있다. 물론 검사기팀은 내 소속으로 있지만 누가 봐도 매출이 없는 검사기 쪽 일은 정리해야 하는 분위기다.
나의 고민은 여기서다. 그냥 참고 다음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내 판을 깔아 놓느냐, 그 판을 깔 수 있는 새로운 회사로 이직하느냐.
한개의 본부로 통합되면서 느끼는 것은 이미 제조 본부와 검사 본부 사람들끼리 이질감이 있다는 사실과 검사 본부장님이 경질되면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제조본부장님이 나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그러니 내가 하는 아이템을 정리하라는 것이겠지.
사실 검사본부에서 진행하던 개발 프로젝트가 처참한 성적으로 실패했다. 물론 내가 담당하지는 않았지만 사람들 시선이 좋지 않다.
참으면서 다닌다면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에게 요구하는 주변 부서의 요구들이 너무 속사정을 모르는 내용들이다. 이전 회사에서 분위기처럼 모두가 외눈박이 물고기만 있다 보니 눈이 두 개인 물고기가 병신 취급받고 있는 느낌. 이런 비유는 사실 적절하지 않다. 그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자신들의 분야가 아니다 보니 제대로 이해하고 볼 수 있는 눈이 없다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이런 곳에서는 너무 스트레스받게 된다. 다만 나를 알아주시는 대표님은 끝까지 함께하자고 하시고 나도 기대에 부응하고 싶지만 실제 함께 일을 해야 하는 현장 사람들이 나를 불편하게 한다.
흔히 50이 넘어서 특히 임원이 되고 나니 이직할 때도 이 정도의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회사를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욱 고민된다. 이미 그곳에서도 나 처럼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키며 있었던 사람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 수록 이직이 어렵다는 말을 한다.
나이가 들면 관리자 자리로 가야 하고 그 자리는 소수이기 때문에 어려운 건 사실이며, 힘들고 더러워도 이제까지 있었던 회사가 아무래도 편한 것도 사실이다. 다른 곳에 가도 그 나이면 정치싸움에 휘말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이것은 일반적 경우 일지 몰라도 진정한 전문가는 말이 다르다. 진정한 전문가는 그리고 사람들과 잘 지내는 성품은 어디서나 드물다. 그런 분류 사람들은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다.
주변에 보면 잘 도와주는 고마운 사람들은 가끔 있다. 이런 고마움은 시간이 지나면 잊게 된다. 반면 나에게 필요한 사람은 반드시 잡으려 한다.
나는 고민한다. 나는 꼭 필요한 사람일까? 만일 지금 회사에서 NO라고 말한다면 여기는 이제 내가 필요로 하는 영역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이직을 고민한다. 지금 회사는 나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듯 하다.
그리고 내가 어떤 조직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면 시간이 걸려도 괜찮은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될 것이라 믿어 본다. 이것은 이제까지 살아온 나에 대한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