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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레쌤 Oct 09. 2022

네이버 지식인 등급을 지존까지 올리며 느낀 점

교육용 책을 준비 중인 요즘...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에서 만나는 학생들과의 경험을 벗어나 더 많은 불특정 다수의 생각이나 궁금증 등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네이버 지식인 답변을 해보았다.


답변에 앞서 우선 나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 프로필을 작성하다 보니 눈에 띄는 서비스가 보였다.


엑스퍼트


검증된 전문가를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게 해 준다는 네이버의 엑스퍼트 서비스였다.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고 엑스퍼트 등록을 했더니 하루 만에 승인 신청이 났다.


오 나도 이제 엑스퍼트군..


엑스퍼트 승인이 나고 나니 네이버 지식인 답변자 정보에 엑스퍼트 마크가 붙어서 무언가 좀 더 신뢰성을 주는 듯했다.


영어 문법이나 학습법, 진로 상담 등의 나와 연관된 카테고리를 설정하고 올라오는 질문들에 대해 최대한 내가 아는 선에서 답변을 시작했다.


신나게 답변을 10개쯤 작성하고 있을 때

알림 창이 몇 개가 떴다.


'답변이 채택되었습니다'


오.. 학생들이 나를 채택해주었어!!



그와 동시에 나의 네이버 내공도 함께 올라갔고 지식인 등급이 초수가 되었다.

마치 게임을 하듯이 경험치가 쌓이고 레벨이 오르는 시스템이었다.


책 제작에 필요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 답변을 시작했는데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는 기분이었다.


게임을 시작하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바로 렙업이다.


게임 속 세상에서의 권력 중 하나는 바로 레벨이다.

네이버 지식인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면 나만 답변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답변자들 사이에서 채택을 받기 위한 경쟁이 발생했다.


나와 비슷한 혹은 더 자세한 답변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설명 없이 답만 툭 던지는 답변도 있었는데


지식인 등급이 높은 사람이 설명이 부족한 단답형 답변만 해도 정성스럽게 작성한 나의 답변을 제치고 채택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오호라...


그래서 네이버 지식인의 등급 렙업을 위해 답변하기 까다로운 질문들에 대해서도 최대한 답변의 양을 늘리며 렙업에 몰두한 결과 어느새 지존 등급까지 렙업이 되어버렸다.



지존 등급의 등업 조건은

내공 35,001

채택받은 답변수 200개이다.



현재 나의 내공은 38,967에 채택 답변 수는 205개..


약 2~3주 동안 지존 등급까지 렙업을 위해 총 287개의 학습 관련 답변을 하다 보니 무언가 하얗게 불태운 느낌이었다.


그리고 드는 생각.


왜 이걸 계속하고 있지...?


ㅎㅎ..


이미 답변을 100개쯤 할 때부터 나는 알고 있었다.

데이터는 이미 충분히 뽑았고 더 이상 책 작성을 위해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식인 답변을 하면서 내가 얻은 데이터들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1. 지식인은 무료로 질답을 하며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플랫폼이다.


2. 질문의 수준이 상당히 높은 상위권 학생들이 의외로 많았다.


3. 하지만 학교나 학원 숙제 대신해달라는 것 같이 답변해줘서는 안 될 질문들도 많이 올라온다.


4. '내공 몇 드릴게요'라고 해놓고 추가 질문까지 하면서 끝내 채택을 안 하는 소위 '먹튀'도 많다.


5. 답변자의 등급만 보고 잘못된 답변을 채택하는 경우도 많았다.



현직 강사의 입장에서 유료 수준의 양질의 정보를 제공해도 이를 무시하는 학생도 있었지만

이를 알아채고 더 높은 수준의 질문을 연달아하며 도움을 받아간 학생들도 있었다.


학원 숙제 대신해달라고 성의 없게 문제집 사진만 달랑 올려놓는 학생도 있었지만

자신이 이러이러한 생각들을 해봤는데 어떤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질문을 하면서

답변해주고 싶게 만드는 학생들도 있었다.


네이버 지식인 활동은 데이터 홍수, 정보 과잉의 시대라는 말을 다시 한번 체감했던 경험이었다.

무료 플랫폼이기 때문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여러 단상을 보았던 경험이기도 했다.


스마트폰은 날이 갈수록 컴퓨터를 대체할 만큼 성능이 좋아지고 똑똑해지고 있지만

이걸 이용하는 사람이 똑똑하지 못하면 그냥 비싼 전화기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학생들도 공부에 있어 중요한 것은 무슨 서비스를 이용하냐가 아니다.

서비스를 왜 이용하는지,  어떻게 잘 이용할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공부는 What이 아니다.

Why와 How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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