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같았던 1일 차
뽀로로즈 다이어리가 홍콩&마카오에서 꽤 오랫동안 멈춰있었습니다.
다행히 아직(?) 안 싸웠습니다. 마감이 자꾸 밀린 저 빼곤 네 명 다 잘 지냅니다. :)
여행은 항상 자유여행으로만 다녔었는데, 세부는 호핑 등 예약을 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이런저런 패키지들을 추가로 예약하다 보니, 자유&패키지 반반 투어 비스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브런치 빼곤 인스타, 페북, 블로그 등등 아무것도 안 하다 보니 그때그때 정리하지 않으면
기억들이 금방 휘발되더라고요. 사실 홍콩-세부 사이에도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사진첩을 보고 훑지 않으면 바로바로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미루지 않고 빠르게 올려보는 세부 여행기.
다녀온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극최근의 이야기랍니다!
사실 필리핀에 갈 예정은 1도 없었는데요. 총기 소지가 허가되어 있는 국가이기도 하고, 치안이 불안정하다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항공료 왕복 18만 원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가게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3월에, 제주항공을 통해 예약했습니다.
해외여행은 일단 항공료 쌀 때 지르고, 나중에 생각하는 게 최고 아니겠습니까...
※ 저흰 00시 이후엔 숙소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대신 숙소에서 새벽 3시까지 술ㅍ...) 해가 진 이후엔 관광지 밖으로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필리핀에 한국인 관광객이 아무리 많다 해도, 조심 또 조심!
LCC 항공을 이용해 동남아로 가면, 보통 새벽에 도착하게 됩니다. 애매한 새벽 01~02시쯤이요.
세부도 마찬가지였는데요. 검문하고 짐 찾고 뭐 하면, 숙소에 가면 03~04시가 되겠죠.
(※ 세부 공항에 내리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당장 입국 심사하는 곳으로 뛰어가세요. 진짜 사람이 어마어마어마어마하게 많은데, 입국 심사는 하세월이라 자칫하면 심사만 3, 4시간 걸릴지도 모릅니다...)
서너 시간 자자고 수십만 원 하는 호텔이나 리조트 1박을 추가하기가 애매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여러 업체에서 '0.5박 패키지'라는 걸 판매하고 있습니다.
대충 새벽 공항 픽업-마사지-잠깐 수면-점심-저녁까지 호핑투어-예약한 호텔까지 드롭 일정인데요.
저희는 피*데이라는 업체에서 예약했는데, 개인적으로 마사지-수면까진 불만족이었다가 다음 날 점심식사-호핑부터 극호로 바뀌었습니다. 뽀로로즈들도 비슷한 의견이었고요.
우선 마사지는 90분이라 명시되어 있는데, 1시간 5분 정도 하고 사라지셨고...(별로 시원하지도...)
잠도 마사지 베드에서 바로 자는 건데, 천둥이 한 번 칠 때마다 10분씩 정전이 돼서(...) 더워서 깨든가 놀라서 깨든가, 방음이 1도 안 돼서 바깥 발소리에 깨든가 아무튼 그랬습니다. n번째 깨고선 '다신 0.5박 패키지 따위 이용하지 않으리...' 다짐 또 다짐했습니다.
그러곤 10시쯤 일어나 업체 픽업을 받아 식당에 도착.
이미 기대치가 0에 수렴해서 그런지, 뷰도 그렇고 식사도 꽤 괜찮았습니다.
맛없없 조합인 망고&산미구엘과 마찬가지인 등갈비&마늘볶음밥. 그리고 오션뷰까지!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배를 타고 호핑을 나가는데요.
우기이고, 전날 천둥번개가 좀 쳐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날은 더없이 화창했습니다.
인스타에 자주 보이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찍는 인생샷 타임.
그리고 줄낚시, 스노클링, 몇몇 섬 투어, 한국인들과 함께하는 술게임, 클럽타임 등이 과일&맥주&음료 무제한과 함께 이뤄졌습니다.
중간에 무려 '솥에 끓인' 라면도 제공되었고요.
알코올 러버로써 산미구엘 무한 리필이 제일 맘에 들었던 건 물론입니다.
사실 세부 호핑을 검색하면 '세부 옥택연'이 있다는 클*세부호핑이 가장 많이 보이고 또 유명합니다.
저희도 며칠 뒤에 해당 호핑을 이용했지만 피*데이와 해당 업체는 장단이 꽤 다르더라고요.
우선 이날 이용했던 피*데이는 상대적으로 소규모라, 스태프분들이 관광객들을 하나하나 세세하게 챙겨주는 게 너무 잘 느껴졌습니다. 물을 무서워하는 일행에게는 1:1로 붙어서 조심조심 가이드해 주고, 과일을 좋아하면 망고&수박 등등이 안 떨어지게 계속 챙겨주고 (그때그때 썰어줍니다...!) 저에겐 맥주가 떨어지지 않도록 해주시더라고요.ㅋㅋㅋ
소규모다 보니 신서유기 등에 나와 유명해진 음악퀴즈나 그림퀴즈 등도 상품을 걸고 진행하고 해서 재밌었고요.
또 사진도 다양한 곳에서 수백 장 찍어주셔서, 프사용 인생샷 건지기가 매우매우 수월했습니다!
물론 절대 조용하기만 한 분위기는 아닙니다. 계속 시끄럽진 않지만, 클럽타임(?) 땐 꽤 시끄러워요.
스태프들의 공연도 중간중간 자주 있고, 관광객들이 함께 참여하기도 합니다.
<잘자요 아가씨> 공연을 찍고 싶었는데, 폰을 방수케이스에서 허둥지둥 꺼내다 보니 이미 끝나서... 흑흑.
아무튼, 호핑은 완전 대만족이었습니다!
전 E와 I가 딱 반반인 성향인데 200% 만족했어요!
극E라면, 클*세부호핑이 더 맞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업체의 후기는 다음 글들에 차차 써보겠습니다.
길고 길었던 호핑이 끝나고 18시쯤 리조트에 도착했습니다.
용모를 재단장하고, 세부에서 먹었던 것들 중 가장 비쌌던 점보7 레스토랑으로 향했습니다.
세트로 주문했는데, 칠리크랩과 크레이피시 회&버터구이, 꼬치, 김치전, 생선튀김, 새우구이 그리고 매운탕까지.
엄청 다양한 해산물을 배 터지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한인 사장님도 무척 유쾌하고, 웬만한 요청사항은 전부 다 들어주려고 하시더라고요.
당연한 거지만, 한인이 운영하는 업체들은 그게 식당이든 투어든 전부 현지 업체의 2~3배는 각오해야 합니다.
이때 거의 40만 원 정도 나온 것 같아요. 물론 맛과 서비스는 대만족 했고, 국내에서 먹는 것보단 저렴하지만 세부 물가에 비하면 어마무시하게 비싸다는 점! 첫날 이후엔 로컬 식당 위주로 다녔답니다.
원래 이후에 야시장을 가려고 했는데, 식당 사장님이 필리핀 야시장은 뭘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비위생적이니(...) 비추한다고 하셔서, 포기했습니다.
다행히 근처에 맥도날드와 편의점이 있어 이것저것 포장해 가서 숙소에서 2차를 했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길었던 세부에서의 첫날이,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