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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린내 없는 묵은지 고등어조림

by 아름드리

냉동실에 있는 고등어를 보면 너는 꼭 기름에 튀겨야겠다 생각했죠. 신랑이 고등어 김치찜을 정말 좋아하는데 고등어에 비린내 때문에 성공한 적이 없었어요. 주부 경력직인데 이제는 도전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정호영 선생님의 레시피를 따라 하기로 했답니다.


일단 뜨거운 물에 해동된 냉동 고등어를 넣었어요. 진짜 비린내가 온 집안을 쓰나미처럼 삼켰어요. 믿으면 소원이 이루어지리라라는 마음으로 고등어를 찬물에 넣고 껍질을 살살 벗겨 고등어 준비를 마쳤어요.

양파를 썰고, 묵은지를 깔고, 손질된 고등어를 올려두었답니다. 양념장을 넉넉히 끼얹고 푹 끓이니, 깊은 국물 맛이 밥을 부르는 향으로 변해갔어요. 마지막으로 송송 썬 파를 듬뿍 올려 마무리. 비리지 않은 묵은지 고등어조림을 성공하다니 아이처럼 기뻐서 신랑을 한입 먹여주었어요.

"이건 도시락 반찬으로도 좋은데"


그렇게 작은 도전이 색다른 도시락 반찬이 되었답니다. 매일 반복되는 한 끼 속에서도, 묵은지의 깊은 맛과 부드러운 고등어 살이 작은 행복을 더해주었어요.


그날 저녁, 밥상 위에는 매운 어묵볶음, 새콤한 무생채, 감칠맛 가득한 새송이 버섯조림, 매콤한 마늘장아찌 무침, 짭조름한 간장 두부조림이 함께 올려답니다. 한입 먹어본 신랑이 다시 말했다.


"오늘 반찬 다 도시락 반찬들이네!"


맛있게 먹어주니 도시락 준비해줄 맛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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