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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높은구름 Nov 15. 2023

편지

수능 하루 전 재수생 아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이 용기보다는 부담으로 느껴질 것 같아 차마 하지 못하고 만다.

힘들겠지만 착하게 웃어주는 네 얼굴에 나도 웃지만 늘 그렇듯 측은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네.


언제 이렇게 커버렸는지, 고맙기도 하고 또 왠지 아쉽기도 하네.

고등학교 3년과 또 1년의 재수 생활, 엄마 아빠는 늘 소중한 친구인 너와 오랫동안 함께 하지 못해 그립고, 또 그립기만 했는데... 


이제 하루 남았구나.

이제 진짜 하루 남았구나.


긴 삶 속에 지금 이 순간은 어쩌면 물리적 시간보다 훨씬 더 할 말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우리 웃으면서 꼭 이야기하는 그날을 위해 오늘 하루 편안하고 조심하며, 소중하게 보내자.


한 번도 변하지 않은 너의 꿈이 꼭 이루어지길 빌며.


아들!

너의 웃음처럼 멋진 미래를 위해 조금만 더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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