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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 Dec 13. 2023

슬기로운 구매생활: 어떻게 하면 더 싸게 살 수 있을까

설비구매의 조달전략과 코스트 분석 방법



생산활동에 있어서 원자재와 설비의 구매가 실질적인 출발점이기 때문에 구매관리의 결과는 생산, 품질, 원가 절감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조달품이 합당한 가격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분석하고 가격 절감(Cost-Down)을 하는 것은 구매 담당자에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스킬 중 하나다. 이번 글에서는 설비구매의 조달전략 및 코스트 분석(査定) 방법에 대해 다루어보고자 한다.


 



조달품의 최적의 QCD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당 안건에 대해 어떠한 조달전략으로 발주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그 조달전략의 요점은 발주처 선정발주 가격의 타당성이라고 생각한다.



1. 발주처 선정



대원칙 1
경쟁구매인가


발주처 선정의 대원칙은 경쟁구매다. 경쟁구매를 할 수 없다면 염가조달인지를 평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만약 경쟁구매가 불가능하다면 대체평가 방법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대량구매교섭(一括/纏め交渉)이나 가격협정화(協定化) 등의 최저가를 담보하기 위한 조달전략이 필요하다.


발주처 선정 시 고려해야 할 부분

・ 경쟁업체는 '이것이 BEST인가?' '다른 선택지는 없는가?'라는 의문에서 조달전략이 결정된다.

・ 발주범위나 단위로 견적 업체도 바뀐다. 어느 것이 BEST인가? 

・ 경쟁구매가 아닌 이유에 합리성이 있는가? 그저 요구부의 일방적인 사고방식이진 않은가?

・ 경쟁결과 최저가로 발주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왜인가? 




대원칙 2
QCD의 관점에서 최적의 벤더 선정


발주처를 선택할 때는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벤더를 선정해야 한다. 여기에서 최적(最適)이란 QCD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해 가장 적합한 벤더를 의미한다. 즉 아무리 가격이 싸더라도 사양미달이나 희망납기 미달은 애초에 경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의 관점에서도 평가할 필요가 있다. 거래 시 법률이나 컴플라이언스에 저촉되는 과정이 없는지도 유념한다.


・Quality = 품질(品質), Cost = 가격(価格), Delivery = 납기(納期)




대원칙 3
상류(商流)에 대한 정리


상류(商流)는 상적유통(商的流通)의 줄임말로 상품의 생산으로부터 소비활동까지의 일련의 흐름 속에서 그 상품의 소유권이 옮겨가는 비즈니스의 흐름을 의미한다. 영문으로 표기하면 Commercial distribution이 되어 거래유통(取引流通)이라고도 한다.



商流とは



기본적인 구매는 직접구매 즉 상사와 같은 대리점을 거치지 않는 것이지만 리스크 헤지(Risk hedge)나 새로운 벤더를 발굴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리점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 회사의 경우에도 배관재료에 한해서는 염가조달과 품질관리적인 면에서 철강종합상사를 경유하고 있다.


상사를 이용하는 이유는 대표적으로 구매단가 절감 목적이 있다. 우리 회사의 경우 2009년까지는 재료 메이커와 직접 구매를 하고 있었지만 가격붕괴(値崩れ)를 우려한 각 제조업체와의 협정금액 협상에 실패한 것을 계기로, 직접구매에서 철강종합상사에 의한 대행교섭으로 전환했다. 상사가 가지는 바게닝 파워(Bargaining power)로 구매단가 저감을 도모한 결과 구매단가를 25% 절감하는 것에 성공했다.


 2004년에 당사 사업소에서 발생한 중국산 플랜지가 깨졌던 사건을 발단으로 협력 철강상사와 재료 QA팀을 만들어 품질인정 벤더의 제품만을 구입하는 것으로 품질관리도 함께 도모하고 있다.


・바게닝 파워(Bargaining power) : 협상력, 협상을 유리하게 할 수 있는 힘
・QA(Quality Assurance) : 품질보증




2. 발주 가격의 타당성



대원칙 1
예산 내(予算内) 발주일 것


정해진 예산 안에서 발주를 하는 것은 구매의 기본규칙이다. 적어도 조달 기인의 예산초과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최대한 예산 내 계약까지 노력해야 한다.


예산초과 시 고려해야 할 부분

어떻게 그 예산이 책정되었는지 타당성을 확인한다.

발주금액이 예산을 초과한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한다. 사양·조건 등의 변경은 없는지 확인한다.  

예산초과분은 어떻게 메울까? 그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마련한다.




대원칙 2
사정 내(査定内) 발주일 것

사정(査定)의 사전적 의미는 조사하거나 심사하여 결정한다는 의미이다. 즉 구매조달에서 말하는 사정이란 견적금액이 합당한 지를 따지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사정이 곧 가격의 타당성을 평가하는 축이 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사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정에 들이는 시간 이상을 조달 전략에 사용해야 한다. 어떠한 발주 협상전략을 취했는지에서 구매조달담당으로서의 지각·의식·역량을 판단할 수 있다. 즉 넓은 시야를 가지고 어떤 전략(경쟁구매, 대량구매교섭, 가격협정화, VE 등)을 취했는가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사정 금액에 미달할 경우 다음 조달전략의 힌트가 된다는 안이한 결론을 내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따지는 과정이 요구된다. 또 미달 이유를 협상 상대에게 물어 언질을 얻는 것도 교섭이고 다음으로 이어지는 협상을 이어나가는 스킬이 필요하다.





3. 기타

지불조건(支払条件)

가격협상을 마치고 간과하기 쉬운 지불조건. 대금 지불 방법이나 시기까지 확인해야 협상이 완료된 것이다. 당사가 정한 표준 지불조건으로 계약하는 것이 원칙이며, 하도급법(下請法) 같은 법률에도 저촉되는 부분은 없는지 점검한다. 간혹 선불을 요구하는 거래처가 있는데 리스크가 큰 행위이므로 끈질기게 협의를 해야 하는 부분이다. 마찬가지로 납기와 사양 등도 함께 확인하도록 한다.


성약≠발주

성약을 했다고 바로 주문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내 수속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계약 후 주문서 발행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고 협상을 진행한다. 필요하다면 계약 전부터 결재자가 판단하기 쉽도록 사전 공유를 하는 것도 좋다.




4. 일반적 코스트 분석 방법


일반적인 조달품 코스트 분석 방법으로 크게 8가지를 소개한다.


전례비교법(前例比較法)

과거 조달품의 구입 가격을 품목별로 기록해 두고 그것을 참고 데이터로 해서 발주품의 가격을 산정하는 방법


유의품비교법(類似品比較法)

과거 조달품을 비슷한 품목별로 분류, 정리해서 구입 가격을 기록해 두고 해당 발주품과 비교해 가격을 좌우하는 변동요소나 현재 시장가격 정보 등을 가미해서 신규 발주품의 가격을 산정하는 방법


할부법(割付法)

최종 제품을 구성하는 부품이나 유닛별로 그 제품의 목표 원가나 기능 가치에서 역산해 할당한 가격을 산출하는 방법


상견적법(相見積法)

복수의 업체에서 견적서를 받아서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 온 견적 가격을 기준으로 비교 검토를 시행해 가격 사정을 하는 방법. 단순히 견적 가격끼리의 비교가 아니라 견적 명세의 원가요소를 비교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장가격법(市場価格法)

일반 시장에 나와 있는 원자재, 부품, 규격품, 범용품 등의 시장 가격을 참고해 가격을 산정하는 방법


카탈로그 가격 비교법(カタログ価格比較法)

업체 카탈로그에 나와 있는 가격을 기준으로 이번 발주품과의 유사성과 차이점 등을 분석해 가격을 사정하는 방법


작업실적치법(作業実績値法)

조달품의 제작작업에 필요한 실적치로 가격을 사정하는 방법


이론코스트 분석법(理論コスト分析法)

과거 가격이나 시장 가격과 같은 기존 개념으로부터 벗어나서, 이론적 또는 과학적인 이상 코스트 추구를 행해 그것을 기준으로 가격을 산출하는 방법




참고사이트

모노타로(일본 최대 MRO 기업)
MRO(Maintenance Repair Operation)
: 소모성자재; 시설의 유지 보수용 부품 및 소모성 물품과 서비스


내 주업무는 의뢰자(요구처)로부터 요청받은 배관재료의 견적의뢰와 구매의뢰를 대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배관재료의 종류도 방대할 뿐더러 과거 구매 실적이 없어 계약 시 가격의 타당성을 평가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럴 때 가장 많이 참고하는 사이트가 일본 최대 MRO 사이트인 모노타로다. 이 사이트에서는 사고자 하는 대부분의 일본제 자재들이 시중에 어느 정도의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建設物価(건설물가)
建設物価


건설공사에서 사용하는 각종 기자재의 가격과 공사비, 임대요금 등을 지역별로 매월 조사해 그 결과를 수록하고 있는 종합물가판 서적이다. 민간공사 발주·수주 담당자가 적산(積算)을 할 때 근거로 하는 자료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나는 배관재와 강관·철강 등의 판매가격을 확인하는 사정 자료로 이용하고 있다. 가격은 한 권당 4000엔 정도로 저렴하지는 않지만 일정 요금을 내면 인터넷으로도 건설물가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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