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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인정 Jul 20. 2024

왔다 가는 길

사진=박인정


떠나고 난 자리에

더욱 돋아나는 무성한 푸르름을 보고

내일을 두려워하기보단

오늘의 어둠을 덜어내기로 해


구름 그림자 지나는 산 사이사이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여기저기

더 가지지 못한 날 꾸짖기보단

구깃구깃한 나를 펼쳐 이만큼이나 가졌으니


덜고 덜 가져서 오히려 더 가질 수 있다고

베이지 않은 나무와 마르지 않은 물과

끝없이 비옥한 들과 그 숲을

눈에 눈물처럼 담고 이 자리를 박차니


떠나고 난 자리에

더욱 돋아나는 무성한 푸르름을 보고

내일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해


사진=박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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