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day 프로젝트를 돌아보며

by 미르

이번 글은 Workday라는 SaaS HR 시스템을 구축했던 프로젝트의 경험에 앞서, 이 프로젝트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고 왜 이 시리즈를 쓰게 되었는지 정리했다.




처음부터 Workday 도입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다고 자원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 현업 HR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여러 HRIS 업체들의 발표가 있었고, 이에 대한 평가 보고서로 제출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나는 전 직장에서의 Workday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왜 Workday가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는지'를 정리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제출했을 뿐이다. 그 이후 프로젝트 PM을 맡은 선배와 업무상 미팅을 가지면서 프로젝트와 접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2023년도 부서 업무 계획을 모두 수립하고 보고한 뒤, 12월 말에 부모님과 이탈리아로 연말 가족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로마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 한 통의 전화로 상황은 급격히 바뀌기 시작했다.

"이야기 들었죠? 내년에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될 거예요. 잘 쉬고 오세요."

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Workday 프로젝트 팀에 파견되기 전까지 짧은 시간 동안 인수인계를 모두 마쳐야 했다.


프로젝트팀에 합류하게 되면서 가장 먼저 든 감정은 미안함이었다. 이미 업무 계획이 모두 수립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빠지면서 생긴 업무 공백은 고스란히 팀원들의 몫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1차 국내 통합구축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뒤에도 부서 복귀가 아니라 2차 해외 확산 프로젝트에 투입되면서, 나의 복귀를 기대했던 팀원들에게 1년의 공백을 더 남기게 되었다. 그리고 남은 팀원들이 여러 업무를 동시에 맡아 힘들어하는 와중에 회사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을 준 선배마저 퇴사해서 그 미안함은 더 크게 다가왔다.




이번 HRIS 프로젝트는 각 사업부문마다 조금씩 다른 인사 제도와 업무 방식을 단일 시스템 안에서 모두 통합하고, 이후 해외법인까지 확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특히 데이터 분석과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라서 HR 데이터의 통합과 표준화에 대한 기대와 요구도 큰 만큼 부담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이 프로젝트를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나 고마운 사람들 덕분이었다. 입사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대리의 의견을 가볍게 넘기지 않고 존중해 준 프로젝트 팀의 선배들 덕분에 나는 이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국내 통합을 같이 수행했던 한 선배가 내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Workday의 국내 통합 구축부터 해외확산까지 Function 담당자로 참여했던 그 경험은 결코 쉽게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니야. 그리고 너의 가장 큰 강점인 그 경험과 시간을 버리려고 노력하지 마."

그 말이 오래 남았다. 그래서 지난 3년간 고민하고 부딪히며 쌓아온 경험을 그대로 흘려보내지 않고, 조심스럽게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